9일부터 14일은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 주간’이다. 인터넷으로 자신의 생각과 재능을 즐겁게 표출하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사용하는 문화를 조성한다.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 주간을 맞아 사이버 폭력의 심각성과 대안을 모색했다.
#지난해 크리스티 킨드릭 박사는 미국 정신의학회(APA) 연례회의에서 사이버 왕따 피해 학생 자살 시도 비율은 14.7%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아무런 피해 경험이 없는 학생이 자살을 시도하는 비율 4.6%보다 세 배 높다.
청소년 사이버 폭력이 위험 수위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내놓은 ‘2013 사이버폭력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다섯 명 중 한 명이 사이버언어 폭력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이버폭력은 흔히 인터넷 익명성이나 가상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청소년 사이버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학교이거나 지역에서 서로 아는 경우다. 실명으로 이뤄지는 사이버언어 폭력은 민감한 청소년기 학생에게 자살과 우울증 등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힌다.
학교폭력은 특정 공간에서만 일어났는데 사이버폭력은 장소와 시간을 초월한다. 피해자는 24시간 내내 괴롭힘에 시달린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의 학교폭력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율은 매년 감소한 반면에 사이버폭력은 2012년 4.5%에서 2013년 14.2%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이러한 행동이 그저 ‘재미’나 상대방이 ‘싫어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카카오톡 집단 왕따’ 사건의 숨진 피해 학생에게 스마트폰으로 욕설을 퍼부은 학생들은 모두 욕설은 ‘그저 일상적인 대화’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사이버폭력실태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경우 ‘재미있어서(장난으로)’ 사이버폭력을 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45.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중〃고등학생은 ‘상대방에게 화가 나서(상대방이 싫어서)’가 각각 68.2%, 64.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어린 시절 ‘놀이’처럼 가볍게 몸에 익힌 사이버폭력 행위가 연령이 높아질수록 타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실어 ‘악의적’, ‘의도적’으로 하게 된다는 점이다.
황성원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문화진흥단장은 “청소년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쓰면서 모바일 메신저로 괴롭힘이나 수치스러운 이미지·영상을 이용한 협박 등 폭력이 일상생활에서 인터넷으로 확대됐다”며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