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B-52는 1960년대부터 미군이 이용하고 있는 전략 폭격기다. 그런데 이 구형 폭격기의 IT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됐다고 한다. 지상에 있는 병사가 안경형 웨어러블 컴퓨터인 구글글라스(Google Glass)를 쓴 채 상공에 있는 B-52 폭격기에 지령을 내리는 것도 가능하게 될지 모른다.
미 공군은 얼마 전 B-52에 CONECT(Combat Network Communications Technology)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했다. 61년 취항한 B-52는 지난 50년 동안 조금씩 개선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CONECT를 더하면서 IT 기술이 큰 폭으로 접목되게 됐다. 50년 지난 B-52로 21세기 전쟁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미군이 이런 시도를 하는 이유는 B-52를 대체할 만한 유력한 후계기종이 등장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올해 회계연도 CONECT 업그레이드를 할 예정인 B-52는 모두 30대. 미 공군은 71대에 이르는 B-52를 보유하고 있다.
CONECT를 접목한 B-52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승무원용 워크스테이션이다. 지금까지 쓰이던 아날로그 계기판과 흑백 디스플레이를 대체하는 다기능 컬러 디스플레이인 것.
또 CONECT 네트워크 시스템은 핵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아 작동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물론 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위성을 이용한 전술 네트워크를 B-52에 접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밀 폭격과 유연한 목표 결정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다.
CONECT 도입 이전에는 승무원이 임무 세부 사항을 기록해뒀다가 수작업으로 시스템에 입력해 목표를 설정해야 했다. CONECT는 이런 임무 계획과 무기 체계, 목표 데이터를 비행 중인 B-52 시스템에 전송할 수 있게 해준다.
미 공군은 지상 요원과 폭격기를 연계한 공격 시스템인 BATMAN (Battlefield Air Targeting Man-Aided kNowledge)도 연구 중이다. 이에 따르면 지상에서 정찰병이 구글글라스를 눌러 “오케이 글라스. 저 능선을 폭격해줘”라고 상공에 있는 B-52에 명령을 내릴 수도 있게 된다. 관련 내용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 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