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철회로 막내린 '세기의 발견'…STAP연구 백지화

생물학 상식을 뒤엎는 `세기의 대발견`으로 주목을 받았던 STAP 세포 연구가 논문 발표 4개월여 만에 결국 백지화되게 됐다.

세계 과학계가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새 만능줄기세포인 STAP 세포 발견의 당사자인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30)씨가 논문 날조 의혹에 휩싸인 끝에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 철회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그동안 오보카타씨의 연구 성과를 끝까지 지지하면서 논문 철회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던 공동저자인 찰스 버캔티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도 논문 철회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영국 과학지 네이처가 논문을 철회하면 STAP 세포 연구는 백지화된다.

오보카타씨는 올 1월말 세포를 약산성 용액에 잠깐 담그는 자극만으로 어떤 세포로도 변할 수 있는 STAP 세포를 쥐실험을 통해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발표, 하루아침에 `세계 과학계의 신데릴라`로 떠올랐다.

특히 올해 30세의 그가 발견했다는 STAP 세포는 그동안 획기적인 발견으로 평가돼온 유도만능줄기세포(iPS)에 비해 간단히, 효율적으로,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는 데다 암 발생 우려도 적기 때문에 재생의료 등에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노벨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토(京都)대 교수가 2006년 개발한 iPS는 유전자를 세포 안에 주입해 만들기 때문에 암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게 단점이었다.

지금까지 개발된 또 다른 만능세포인 배아 줄기세포(ES세포)는 수정란을 사용하기 때문에 윤리적인 문제가 지적돼 왔다.

하지만 오보카타씨의 연구 성과는 논문 발표 직후 인터넷을 중심으로 논문 화상 데이터가 조작되고 논문 발표 내용대로 STAP 세포 재현이 안 된다는 지적과 의혹이 끊이지 않으면서 `세기의 발견`에서 `논문 날조`로 급전직하했다.

그는 특히 `악의없는 단순 실수`라는 해명에도 불구, 자신이 소속돼 있는 이화학연구소 조사위원회가 논문 날조와 조작 등을 인정하는 최종 보고서를 발표, 논문 철회 권고와 함께 `연구부정`에 대한 징계 처분 검토에 착수하자 더는 버티기 어려운 벼랑에 몰렸다.

다만 오보카타씨는 자신이 STAP 세포를 200회 이상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등 STAP 세포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학계에서도 STAP 세포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 일본 학계에서는 실제로 STAP 세포가 존재하는지 밝히기 위해 백지 상태에서 STAP 세포를 재현해 보는 내부 검증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STAP 세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규명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오보카타씨 측은 "논문 철회에 동의하지 않으면 해고 징계 처분을 받아 검증 실험에 참가할 수 없게 된다"고 논문 철회에 동의한 이유를 나름대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STAP 연구 부정은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내부 비밀주의와 함께 과학 실험 증명의 어려움, 연구 부정 방지 제도 미비 등의 문제점을 한꺼번에 드러낸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