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이 이달 말 카드사 정보 유출과 도쿄지점 비리 건으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는다. 이와 별도로 주 전산장비 교체와 관련해 불거진 KB 내부통제에 대한 추가 제재는 다음달 예고됐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26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국민은행 금융사고를 심의해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에 대해 최소 주의적 경고 이상의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재 결과가 나오지 않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임 회장과 이 행장 모두 당시 사고와 밀접하게 관련된 만큼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1억여건의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다. 국민카드에서 5000여만건의 고객정보가 빠져나가면서 분사 당시 넘어간 1000여만건의 국민은행 고객정보도 유출된 데 따른 것이다. 임 회장은 고객정보가 대량 유출된 2013년 6월 당시 KB금융지주 사장으로 고객정보관리인이었고 국민카드 분사 추진도 총괄했다.
이건호 행장은 국민은행 도쿄지점 부실대출 사건으로 제재를 받을 전망이다. 이 행장은 도쿄지점 부실이 불거진 기간에 리스크 담당 부행장을 역임했다. 당시 국민은행 도쿄지점은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조작하거나 담보 가치를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62차례에 걸쳐 122억5200만엔(한화 약 1467억원)의 대출을 부당하게 내준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를 놓고 임 회장과 이 행장 측이 대립한 건은 내달 징계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은 지난 5월 말부터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한 특별 검사에 들어갔다. 감사는 시한을 연장해 다음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국민은행 주 전산기로 IBM 또는 유닉스가 맞는지에 대한 판정보다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생한 내부통제의 적합성 문제를 따지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