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현지에서 직접 창업을 하고 바로 글로벌 시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글로벌 창업 지원 정책이 확대되고 있다. 현지에 특화된 적정기술을 개발해 창업하고 현지 인력과 교류 확대로 국가 간 관계 발전을 꾀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OTRA는 상생협력플라자와 글로벌 영 비즈니스맨(GYB) 사업 등을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전개하고 있다. 한국의 창업 문화를 전파하는 사절단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중소기업청도 각각 현지에서 바로 창업을 준비하고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KOTRA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캄보디아 프놈펜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베트남 하노이 등에 상생협력플라자(Wit Plaza)를 개소하고 신흥국 맞춤형 창업 비즈니스모델 발굴 및 지원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종전의 마케팅 위주의 지원을 넘어 현지 창업과 업종 간 융복합 사업, 사회기여활동(CSR) 등 청년과 기업의 모든 활동을 지원하는 일괄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창업 인력을 양성하는 글로벌 영 비즈니스맨 사업과 연계했다.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국내 청년 창업 인력을 파견, 현지 청년들과 팀을 이루어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과 기업 멘토링 등을 지원한다. KOTRA에서 해외 체류를 지원하는 기간은 1년이지만 사업의 지속적인 정착을 위해 체류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도 많다.
중소기업청도 해외 현지 창업 지원에 공을 들인다. 중기청 ‘글로벌 청년창업 활성화’ 사업은 2011년부터 해외 유수의 창업보육기관(엑셀러레이터)을 운영기관으로 선정해 3~6개월에 걸친 집중 창업훈련을 제공한다. 창업단계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해 현지에 정착하도록 하는 데 집중한다. 대상 국가는 미국과 유럽,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이며 캄보디아의 경우 적정기술 창업아이템 창업자금까지 지원한다. 지난 3년간 72개 예비 창업팀이 참가해 59개팀이 창업에 성공, 16개팀이 현지창업 혹은 해외진출에 성공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는 해외 창업 및 진출 지원을 목적으로 지난해 9월 개소했다. 국제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해외마케팅, 통·번역 등 전문 영역에서 해외 현지 법인 설립과 계약서 검토, 시장조사 등을 지원한다. 창업 초기 단계부터 현지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는 일반 기업의 기업설명회(IR)에 해당하는 스타트업 데모데이를 해외 현지에서 개최해 현지 투자자와 우리 창업 기업을 연결하고 서비스 활성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미래부는 국내 창업·벤처기업의 글로벌화 지원을 위해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육성 사업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글로벌 지원 정책이 주로 국내 창업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 왔으나 현지 정착에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창업단계부터 현지에서 필요로 하는 아이템을 발굴하고 현지 인력 및 기업과 연계하는 지원 정책이 글로벌 창업에 보다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