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처럼 생각하는 인공지능을 판별하는 과학계의 기준으로 간주돼 온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첫 사례가 나왔다고 영국 레딩대가 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레딩대는 전날 영국 왕립학회에서 이 대학 시스템공학부와 유럽연합(EU)의 재정지원을 받는 로봇기술 법제도 연구기관 ‘로보로가’ 개최한 튜링 테스트 2014 행사에서 이런 판정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대학에 따르면 경쟁에 참가한 프로그램 중 ‘유진 구스트만’이라는 슈퍼컴퓨터에서 돌아가는 ‘유진’이라는 프로그램이 이 기준을 통과했다.
튜링 테스트는 “과연 기계가 생각할 줄 아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한 기준으로 제시된 시험 방법이다.
인공지능 연구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영국 전산학자 앨런 튜링이 1950년대에 철학 학술지 마인드에 게재한 논문 ‘계산 기계와 지능’에서 이 방법을 제안했다.
튜링은 “만약 컴퓨터의 반응을 진짜 인간의 반응과 구별할 수 없다면, 컴퓨터는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에서 유진은 5분 길이의 텍스트 대화를 통해 심사위원 중 33% 이상에게 `유진은 진짜 인간`이라는 확신을 줬다고 행사를 조직한 케빈 워릭 교수는 설명했다.
유진은 블라디미르 베셀로프, 유진 뎀첸코, 세르게이 울라센 등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2001년 러시아 상트 페테르스부르크에서 첫 버전이 나왔다.
개발팀 중 러시아 태생인 베셀로프는 지금 미국에 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태생인 유진 뎀첸코는 러시아에 거주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우크라이나에 사는 13세 소년인 것처럼 사용자들과 대화를 나눈다.
이번 행사는 앨런 튜링 별세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됐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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