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비대면 채널 급증...보안경쟁력은 신뢰도와 직결

금융산업은 큰 변화가 없는 대표 업종으로 꼽힌다. 수개월이 멀다 하고 신제품과 신기술이 쏟아지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비교한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융 분야에도 스마트폰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신상품과 새 서비스가 속속 선보이는 등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 유목민 시대

금리 변화나 금융 상품의 장단점에 소비자가 민감해졌다. 더 좋은 서비스가 있다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금융 유목민’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주 거래 은행을 두고 한 곳에서만 상품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 직장인은 적어도 서너 개 은행과 거래한다. 정보 유통속도가 빨라지면서 낮은 금리의 대출 서비스가 있다면 즉각 서비스를 갈아타는 사람도 늘고 있다.

증권 투자자는 특히 수수료 차이에 민감하다.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면제하는 증권사가 나오게 되면 그동안 익숙했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계좌를 옮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 때문에 금융회사가 장기고객이나 우량고객에게 우대 혜택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점포 시대…비대면 금융 확대

점포를 찾지 않고도 금융서비스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금융서비스 처리 업무 가운데 창구를 이용하는 비중은 11.3%에 불과했다.

창구거래 비중이 한 자릿수대로 떨어지는 건 이제 시간문제다. 증권거래도 HTS에 이어 모바일(MTS)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연계한 STS도 등장했다.

비대면 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금융회사 객장 직원의 네트워킹을 이용한 고객 유치가 힘들어졌다는 의미다. 금융상품의 질, 금융서비스의 차별화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전자 금융, 작은 실수로 10년 고객 잃는다

금융회사를 금융기관이라 부르는 이가 아직도 많다. 금융을 공공재로 보는 인식이 여전한 셈이다. 최근 잇따라 터진 금융 보안사고에 고객 원성이 높은 이유기도 하다.

기술의 발달로 개인정보를 유출하거나 금융권, 개인계좌에 침해하는 방법도 다양화됐다. 한 번의 실수라도 금융회사에는 직격탄이다. 작은 흠집이라도 있으면 소비자는 이를 아주 빠르게 접한다. 입소문도 빠르다.

금융권 전산시스템은 서비스 전달 매개체를 넘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 보안 강화는 물론이고 IT투자를 늘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금융기관의 전산시스템 경쟁력은 이제 해당 기관을 평가하는 핵심 척도가 됐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