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세월호 사고 후 민간소비 부진…나머지는 완만한 회복세”

세월호 사고 후 민간소비 관련 지표는 부진했지만 다른 지표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소매판매액지수 등 민간소비 관련 지표는 세월호 사고의 부정적 영향이 반영돼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에 민간소비를 제외한 주요 지표는 전반적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전 산업생산은 서비스업 증가세 둔화로 전년 동월 대비 전월(2.5%)보다 낮은 1.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은 2.4% 증가하면서 최근 회복세가 대체로 유지됐다. 하지만 서비스업은 전월(2.3%)보다 낮은 0.9% 증가에 그쳐 세월호 사고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했다.

4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전월(2.1%)보다 크게 낮은 -0.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생산지표 중 도소매업 및 숙박·음식업이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3%와 1.9% 감소했고, 예술·스포츠·여가도 크게 부진(-10.0%)한 모습을 보였다.

설비투자는 완만한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다. 4월 설비투자지수가 비교적 큰 폭(전년 동월 대비 10.7%)으로 증가했다. KDI는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설비투자의 개선 추세는 완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도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건설기성은 토목 부문이 계속 부진했지만, 건축 부문의 양호한 증가세가 유지돼 전년 동월 대비 2.9% 증가했다.

수출은 조업일수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지만 전반적인 개선 추세는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5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0.9%의 증가율을 기록해 감소로 전환했지만 조업일수를 조정한 일평균 수출액은 3.2% 증가해 개선 추세를 유지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이날 ‘한국:도전요인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 기반은 여전히 견고’라는 제목의 분석 보고서에서 한국경제가 기업의 높은 수출 경쟁력, 재정정책 등에 힘입어 2012년부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총고정자본형성 증가, 원화절상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브랜드 경쟁력 제고에 따른 수출 확대 등이 회복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추경 등 정부 경기부양책도 경기회복을 견인했으며, 올해 성장세를 지속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세월호 사고에 따른 소비위축 등 부정적 경제 영향은 일시적으로 평가했다. 우리나라가 미국 양적완화 축소 등 대외 불안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글로벌 투자자 사이에서 ‘안전 투자처(safe haven)’로 불린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우리 경제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구조개혁 노력에 힘입어 대부분의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2014~2015년 성장률은 3.5~4%로 전망했다. 구조개혁이 성공하면 2018년 구매력평가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 프랑스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