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애플 간 특허소송은 기업이 기술혁신에 투자한 비용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이라는 점에서 필요하고 당연한 것입니다. 소송의 본질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하려는 목적입니다.”
토드 디킨스 미국 지식재산권법협회(AIPLA) 사무국장은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을 경쟁기업 간 우위에 서려는 ‘당연한 활동’으로 해석했다.

디킨스 국장은 미국 특허청장을 역임했고 GE 부사장과 IP고문을 지냈으며 이번 회의에 미국 IP산업계 대표로 참석했다. 현재 AIPLA에서 업무를 총괄하며 아시아 담당으로 특허권 보호와 업체 간 특허 이익의 균형점을 모색하는 카운슬러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 추이에 대해 “소송 결과는 국가마다 다르고 항소가 진행 중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는 등 다양하다”며 “무엇보다 법원 판결이 중요하고 또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내 판결이 애플 쪽으로 유리하게 흐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미국 특허재판 시스템은 과거 수많은 소송 경험을 토대로 신뢰할 수 있는 정도로 발전했다. 미국 내 재판 과정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두 회사 간 소송을 산업계와 특허 권리의 역사 속에 나타나는 경향이자 하나의 흐름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디킨스 국장은 수십년 전 재봉틀, 자동차 업계의 광범위한 특허소송을 예로 들며 “산업계 전체에서 이슈로 떠오른 제품과 기업은 늘 특허분쟁의 중심에 놓였다”면서 “시장이 성숙하고 업계 구도가 안착되면 고조된 스마트폰 특허분쟁도 가라앉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식재산권 법률 전문가로서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관리전문기업(NPE)의 행태에 대한 견해도 궁금했다. 그는 ‘특허괴물’이라는 용어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소송 능력이 없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무차별 특허침해를 주장하는 ‘사기성 NPE’와 정당하게 특허권을 구입해 이를 활용하는 ‘합법적 NPE’는 구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합법적 NPE는 특허 가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휴면특허 활성화 등 기존 특허를 기반으로 새로운 고품질 특허를 만들어내는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