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융합기업 T2B 촉진사업, 중소·대기업 간 매칭 효과 ‘쏠쏠’

정부가 2년 전부터 추진해온 국내 중소 나노 기업과 수요 기업 간 매칭 사업이 최근 본격적인 결실을 거두고 있다. 기술 신뢰성이 확보되면서 국내외 기업들과의 거래와 공동 개발 등 계약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민관 연계 지원 사업이 대부분 뚜렷한 성과 없이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나노융합기업 T2B(Tech to Biz) 촉진사업’으로 지난 2년간 총 10개 기업이 기밀유지협약(NDA) 체결을 통해 대기업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종 제품 거래도 5건 이뤄졌다. 관련 제품 상담회는 306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0년대 초반 나노 기술에 3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 산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관련 기술 및 제품들이 사업화되지 못한 탓에 산업 생태계가 제대로 조성되지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T2B 사업은 경쟁력있는 나노 제품들을 발굴해 시장을 활성화시켜주기 위해 마련됐다.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 관계자는 “나노융합 기업과 수요 기업의 요구 사항이 서로 맞더라도 최종 거래가 이뤄지기 까지는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며 “지난해부터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올해 기업들의 방문과 문의도 갑절로 늘었다”고 말했다.

계약을 체결한 수요 기업이 국내 기업에 국한돼 있지 않다는 점은 T2B 사업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지난해 대만 A사는 모바일 코팅 나노 소재를 대량 구매했고, 중국 S사는 온열 복대 모듈 거래 계약을 국내 업체와 체결했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과 진행돼 온 기술 개발 계약도 올 초 처음으로 일본 대기업과 성사됐다. 국내 나노 기술력이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정도로 경쟁력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제품 거래가 단발성으로 끝나는 때도 있지만 매년 추가 공급이 이뤄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나노 기업 H사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국내 중견 기업에 산화마그네슘(MgO) 나노 분말을 공급하고 있다. 이 밖에 대기업에서 투자를 유치한 사례도 있다. 에너지 절감 소재 업체 휴먼싸이디는 30억원의 투자 유치를 통해 에어로젤 초박막 단열 소재 양산 설비를 개발하고 있다.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 관계자는 “나노융합 업체 제품이 하반기부터 나올 예정이어서 더 많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제품 소개와 상담회가 주효했다”고 말했다.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은 1년에 두 번 정기적으로 우수 나노융합 제품을 발굴하고 있으며, 관련 대규모 상설 시연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2년 3월 개설한 뒤 올 1월까지 438개 기관 및 기업에서 463명이 시연장을 방문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