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전사고는 일반 가정에서 흔히 일어납니다. 특히 습도가 높은 여름은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은 “여름철 전기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위험성을 알렸다. 해마다 여름이면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로 감전사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감전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망자 수는 해마다 40명 안팎으로 부상자는 열 배가 넘는 50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30~40%가 6~8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겨울철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나 더 많은 셈이다.
이 사장은 “여름 장마철에 감전사고가 잦은 이유는 습도가 높아져 쉽게 누전이 일어나기 때문”이라며 “신체노출이 많아지고 땀으로 인한 인체 저항이 약해지는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흔히 감전사고는 고압 전기가 흐르는 산업현장에서 발생한다고 여기기 쉽지만 전기제품 종류가 다양해지고 커지면서 실제 우리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고 빈도가 더 높다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지난해 감전사고 사상자 571명 가운데 저압설비나 가전제품 등으로 인한 감전 피해자가 무려 434명이나 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고압 감전사고와 비교해 무려 3배 이상 높다. 누전이나 합선 등으로 인한 전기화재 발생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에어컨 등 냉방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여름철 전기화재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 사장은 “전기안전공사는 여름철 전기안전 사고에 대비해 특별 안전점검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며 “특히 최근 세월호 참사와 장성 요양병원 화재사고와 같이 대규모 인명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큰 다중이용시설 4만2000여 개소에 대해 집중 안전진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매달 4일 ‘전기안전점검의 날’을 기해서는 전국 사업소 별로 지역 내 취약시설 무료 점검 봉사활동과 함께 전기안전 거리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이 사장은 “하지만 늘어난 전력 수요와 중요도에 비해 전기안전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각종 캠페인과 홍보 활동에도 불구하고, 전체 화재사고 중 전기화재 비중이 수년째 20%대에 머물러 있다. 이 사장은 “전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안전의식 확보 노력이 중요하다”며 “안전은 누가 대신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지켜나가는 것으로 안전에 ‘적당히’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철저한 예방의식과 반복되는 훈련만이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전기소비 제품 증가에 따라 전력 사용량도 늘어나면서 전기안전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며 “전기안전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경각심을 높이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