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심판원은 필립스가 ‘에어프라이어’ 상표출원이 거절 결정된데 불복해 제기한 심판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상표’라며 필립스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가전, 의료기기, 조명 전문업체인 필립스는 에어스톰 기술을 적용해 자체 개발한 저지방 튀김기 제품에 에어프라이어라는 이름을 붙여 2011년 7월 출시하고 이듬해 1월 한국에 상표로 출원했으나, 지난해 5월 특허청 심사국으로부터 거절 결정을 받았다.
에어프라이어는 기름을 쓰지 않고 원재료 자체의 지방만으로 튀김 요리를 만들어 주는 제품이다.
현재 국내 전기식 튀김기 시장은 필립스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한경희생활과학, 삼성전자, 동부대우, LG전자, 동양매직 등 국내 업체와 뮬렉스, 가이타이너 등 독일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제품 출시 첫 해 국내 시장 규모가 15억원에서 이듬해 460억원으로 급성장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특허심판원은 이번 판결에서 에어프라이어 명칭 자체가 기름 없이 공기를 이용해 튀기는 튀김기로 자연스럽게 인식돼 전기식 튀김기의 특성이나 조리 방식을 직접적으로 나타냄으로써 상표로 등록받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는 현행 상표법에서 상품의 산지, 품질, 효능, 가공방법 등을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는 등록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수의 경쟁업체가 비슷한 기능의 튀김기에 이 명칭을 붙여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상황에서 특정 기업에 독점적인 상표권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필립스 제품 출시 후 불과 5개월여 만에 같은 명칭을 붙인 경쟁사 제품이 출시되고, 인터넷 등에서도 이 명칭을 전기식 튀김기의 기능이나 방식을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참작됐다.
이번 심결은 필립스가 심결 등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확정된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