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시장 확대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소재와 공정 문제를 해결할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팀은 네트워크 전극을 사용해 면 발광(quasi-surface emission)이 가능한 수직구조 유기발광트랜지스터(VOLET)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OLET는 OLED 발광 특성과 트랜지스터의 전기적 스위칭 기능이 합쳐진 소자다. 트랜지스터가 직접 발광소재를 작동시키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구조와 공정이 매우 간단해진다. 이에 따라 OLET는 OLED의 대안으로 각광을 받았지만 선 발광만 가능해 상용화되지 못했다. 이 교수팀은 수직구조 트랜지스터로 면 발광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이신두 교수와 금창민 박사 과정 연구원이 주도했으며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정민근)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을 받았다.
OLED는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렸다. 자체 발광 구조로 백라이트유닛(BLU)이 필요 없어 자유자재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고 자연 색을 재현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LED가 모바일 시장에 제한적으로 채택됐던 것은 대면적 디스플레이의 생산 공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발광층 소재가 빛을 내려면 양극(Anode)-정공주입층(HIL)-정공수송층(HTL)-발광층(RGB)-전자수송층(ETL)-전자주입층(EIL)-음극(Cathode) 구조가 필요하다. 이 중 실제로 빛을 내는 소재는 RGB뿐이다. 그러나 HIL·HTL·ETL·EIL 네 개 공통층의 조합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따라 성능은 확연히 달라진다. 이 중 소재 하나만 바뀌어도 전체 구성비가 모두 달라질 정도여서 업계는 소재 간 조합을 끊임없이 바꾸며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OLET는 이 복잡한 구조를 단순화시킨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술로는 전극이 발광 소재와 나란히 배열돼 선 발광밖에 구현할 수 없었다. 이 교수팀은 2차원의 전하 주입과 이동이 가능하도록 네트워크 모양 전극을 제안하고 소스와 드레인을 수직으로 배열했다. 이를 이용해 전극이 보이지 않는 면 발광 특성을 얻었다.
이 교수팀이 개발한 VOLET는 또 OLED에 비해 개구율과 발광 효율이 높고 구동 트랜지스터까지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VOLET 연구 결과는 해외가 먼저 주목했다. 이 논문은 세계적 학술지 ‘옵틱스 익스프레스’ 온라인판에 지난 10일 게재됐다.
이 교수는 “디스플레이 세계 1등인 우리나라가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OLED를 넘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플라스틱 인쇄전자 분야의 원천기술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