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기업 ATL이 BMW의 새로운 배터리 공급처로 될 전망이다. BMW의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처가 삼성SDI 단독에서 복수의 경쟁 체제로 전환된다. ATL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BMW 독일 본사에 자사 전문 인력을 파견해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전기차 시장이 순수 전기차(B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하이브리드카(HEV)로 다양화되는 가운데 다수의 공급처를 확보해 시장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ATL은 이미 BMW 배터리 공급이 유력시 돼 왔다. 검증된 글로벌 상위 기업 중 BMW가 선호하는 캔(CAN) 방식의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확보한 몇 안 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실제 캔 기술을 확보한 기업은 삼성SDI를 포함해 ATL과 미국 테슬라모터스의 단독 배터리 공급사인 일본 파나소닉 등으로 제한된다. ATL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십수명의 박사급 인력이 BMW와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며 “어느 모델에 어떤 용도로 적용되는지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SDI의 독점 공급이 확정된 BMW의 전기차 ‘i3’와 ‘i8’를 제외한 세 번째 모델 ‘i5’를 포함해 차세대 BEV·PHEV 모델 적용에 가능성이 점쳐진다. 여기에 BMW가 중국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ATL과의 전략적인 협력체계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ATL은 지난해 세계 중소형 배터리 시장에서 생산량 기준 세계 6위를 차지한 중국 내 2위 기업이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 이차전지를 공급 중이며 최근에는 전기차와 ESS용 중대형 배터리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