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중국 상위 완성차업체 네 곳 중 세 곳과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연내에 중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가동을 앞둔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LG화학은 최근 중국 1위 완성차업체 상하이기차, 코로스(Qoros) 두 곳과 각각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상하이기차의 차세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PHEV)와 코로스의 하이브리드카(HEV)에 LG화학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공급한다.
LG화학은 이번 공급계약으로 기존 제일기차, 창안기차를 포함해 중국 내 가장 많은 네 곳의 완성차 공급처를 확보했다. 지난해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 네 곳 중 2위인 둥펑기차를 제외하고 세 곳이 LG화학의 고객사가 된 셈이다.
실제로 이들 3사의 지난해 중국 내 승용차 판매 대수는 1024만대로 전체 시장(1793만대)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다. LG화학 측은 이들 공급처 확보로 10만대가 넘는 수주 물량을 예상하며 수천억원의 추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의 중국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회사는 중국 내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합작사 결정 막바지 단계로 이르면 7~8월께 배터리 팩과 셀 공장 용지를 확정할 예정이다.
권영수 LG화학 사장(전지사업본부장)은 “중국 로컬업체뿐만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업체에서도 배터리 공급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내 생산기지 확보가 불가피한 만큼 하반기 내 합작법인 설립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앞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 시장에 핵심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500만대 전기차를 보급하겠다는 신에너지 자동차 보급 정책을 발표하고 시범도시를 확대하는 등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환경보호부도 최근 미세먼지 퇴치를 위해 1조7000억위안(약 280조원)을 투입할 예정이어서 전기차 보급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는 중국 친환경차 시장이 지난해 3만3000대에서 2020년 65만5000여대로 20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국내 충북 오창에 연간 20만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비롯해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도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 공급처만 20여곳으로 이 분야 시장 점유율 1위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