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 교역 431배 성장...상품무역 적자, 서비스교역 흑자

한국과 일본이 국교를 정상화한 1965년 이후 상품 교역 규모가 431배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상품무역에서 5000억 달러 적자를, 서비스교역 및 직접 투자에선 각각 134억달러와 297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는 15일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경제협력 성과와 과제’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양국 간 상품교역은 1965년 2억2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950억 달러로 431배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50만 달러에서 35억4000만 달러로 무려 7090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일 누적 무역적자는 올 3분기 중에 500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일본과의 연간 상품무역 적자규모는 2010년 사상최대인 361억 달러까지 늘어났다가 소재부품 분야 일본 의존현상이 개선되며 250억 달러 수준까지 축소됐다.

일본의 상품수출은 약 4400만 달러에서 지난해 346만 달러로 늘어났고 누적 수출은 지난 4월 기준 5843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중국 누적 수출액 1조1913억 달러의 절반수준이지만 대미 누적수출액 9953억 달러에 이어 국내 세 번째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누적액 728억3000만 달러로 석유제품을 가장 많이 수출했다.

대일 누적 수입액은 1조 달러를 넘어섰다. 1965년 이후 우리나라 총누적 수입액 6조1545억 달러의 17.3%에 달한다. 대일 수입액은 2011년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 1분기까지 지속 감소하고 있으며 전체 수입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67년 약 45%에서 올해 들어 10.15%까지 떨어졌다. 품목별로는 반도체를 가장 많이 수입했다.

서비스 무역은 한국을 찾은 일본관광객이 흑자를 기록하는 데 일조했다. 1998년부터 2012년까지 대일 누적 서비스수지는 134억 달러로 한국 방문 일본관광객이 일본을 방문한 한국관광객에 비해 약 2000만 명 더 많았던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상품교역에서는 한국이 적자를 봤지만 투자분야에서는 약 297억 달러 규모의 흑자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한국대상 투자는 지난해까지 누적 355억 달러로 한국의 대일 투자액인 58억 달러에 비해 6배 이상 많았다. 일본은 1965년 이후 누적 금액기준 전체 외국인 투자의 약 16%를 점유해 미국에 이어 2위 투자국이다.

전경련은 “통상 한일 경제관계 언급 시 대규모 대일 무역 적자, 소재 부품 의존 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직접투자 등 다른 분야의 경제협력 성과에 대한 조명도 필요하다”며 “무역적자 개선을 위해 부품소재를 지속적으로 국산화 하고, 내수부진으로 일본기업들이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정밀화학분야에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