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달은 어떻게 태어났을까. 가장 유력한 건 달이 지구에 다른 천체가 충돌해서 만들어졌다는 자이언트 임팩트설(Gaint Impact)이다.
윌리엄 하트만(William Hartmann)이 주장한 이 학설은 지금부터 45억 년 전 원시 지구에 직경은 지구 절반 크기만한 화성 크기 원시 행성 테이아(Theia)가 충돌했다는 것. 테이아와 지구 모두에서 튄 마그마가 지구 궤도에 남아 있다가 이 마그마는 뭉치면서 암석으로 이뤄진 현재의 달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이언트 임팩트설에는 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이 가정에 따르면 달을 구성하는 물질 중 70∼90%는 테이아에서 유래된 것으로 계산할 수 있다. 그런데 달에 있는 암석을 분석해보면 달이 지구와 같은 물질로 되어 있다는 게 문제인 것.
지구와 화성, 소행성의 동위원소 비율은 서로 다르다. 암성의 동위원소만 조사하면 태양계의 어디에서 형성됐는지를 추정할 수 있다. 달 암석을 조사한 예전 분석을 보면 산소동위원소 3종의 존재 비율이 지구와 3ppm 정도 밖에 안 되는 작은 차이만 날 뿐이다. 자이언트 임팩트설과는 달리 달이 거의 100% 지구에서 유래된 물질로 이뤄져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과학학술지 사이언스(Sciencs) 6월 6일자에 발표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달이 지구 이외의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를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
화학자 다니엘 허워츠(Daniel Herwartz)는 아폴로11호와 12호, 16호 등이 가져온 달 암석 샘플을 분석했다. 그는 올초 발표한 정밀분석기법을 이용해 용깅체 넣은 샘플을 불소 가스로 가열, 산소를 방출시킨 다음 정제하고 가스 동위원소 질량 분석 장치를 이용해 산소동위원소 비율을 측정했다.
이에 따르면 달 음석 속 산소동위원소 비율은 기존 분석과는 달리 지구보다 12ppm이 높은 수치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물론 큰 차이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다. 화성과 지구를 비교해 봐도 ppm에는 300배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런 수치는 자이언트 임팩트설 속에 나오는 테이아가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까운 곳에서 형성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달을 구성하는 물질 중 얼마나 테이아에서 유래한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다니엘 허워츠 교수는 자이언트 임팩트설의 모델은 70∼90%를 테이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지만 거의 반반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이런 비율까지는 아직 수수께끼로 남아 있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달의 자이언트 임팩트설을 뒷받침하는 데에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 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