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셰일가스 LPG 못 들어온다

올해 국내 첫 도입이 예정됐던 셰일가스 LPG가 들어오지 못할 예정이다.

16일 LPG업계에 따르면 LPG 수입사 E1은 파나마운하 공사 지연으로 올해 수입 예정이던 셰일가스 LPG 18만톤 도입을 잠정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량은 E1 연간 수입량의 약 4% 수준이다.

E1 관계자는 “올해 셰일가스 LPG 도입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중동에서 수입하는 물량을 예년 수준으로 조정하는 등 후속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파나마운하 준공 일정뿐 아니라 해상운임 변동 등 변수에 따라 셰일가스 LPG 도입 일정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나마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이어주는 지름길로, 미국 동부 해안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이동하는 해상물동량 증가에 따라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개통 100주년인 올해 완공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공사가 몇 차례 지연돼, 완공 시기가 2016년 초로 늦춰졌다. 현재 파나마운하는 초대형가스운반선(VLGC)의 운행이 불가능해 확장공사가 완료돼야 셰일가스를 단시간에 수송할 수 있다.

파나마운하가 완공되지 않으면 셰일가스를 들여오는데 걸리는 수송시간이 50일 정도 소요돼 기존 수입처인 중동(30일)보다 더 오래 걸린다. E1이 당초 기대했던 가격은 중동산보다 20% 저렴한 수준인데, 셰일가스가 중동산보다 원가가 절반 수준으로 낮더라도 수송기간이 20일 더 늘어나면 사실상 경제성이 없다.

셰일가스 LPG 도입이 미뤄지는 것에 대해 LPG업계는 다소 실망하는 기색이다. 국내 LPG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셰일가스 LPG 도입으로 원가를 낮추는 방안마저 묘연해졌기 때문이다. 셰일가스 성분 중 LPG 원료인 콘덴세이트(프로판, 부탄)는 5~25%를 차지한다. LPG업계는 셰일가스 도입으로 직접적인 가격인하와 중동과 수입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위치 선점 등을 기대하고 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