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다수의 차량이 무리를 지어 자동으로 운행하는 ‘고속군집주행’ 인프라 개발이 내년부터 본격 추진된다. 군집주행은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는 트럭 등 선발 차량을 뒤따르는 다수의 자동차가 운전자 개입 없이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하는 기술이다. 도로 위 차량이 컨베이어벨트에 놓인 사물처럼 일정한 간격에 맞춰 이동하는 것이다. 특히 군집주행은 완전 자율주행의 중간 단계로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기술 개발을 한창 진행 중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기존 도로의 자동차 소통 용량을 늘리고, 안전도 향상과 연료 절감을 위한 고속군집주행 개발 로드맵을 마련 중이다. 국토부는 이를 기반으로 내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속군집주행은 차량대차량(V2V), 차량대인프라(V2X) 통신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차량의 간격을 자동으로 유지함으로써 정체를 줄이고 안전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군집주행이 현실화되면 기존 도로를 확장하지 않고, 자동차 소통량을 두 배로 늘릴 수 있어 물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만료되는 스마트하이웨이 사업단에서 개발된 기술을 연계하고 차량 통신 및 관제 시스템까지 망라한 고속군집주행 인프라 개발을 내년부터 추진할 예정”이라며 “2030년까지 자율주행이 가능한 도로체계를 만들어 교통사고 사망자 제로를 목표로 하는 국가 차원의 지능형교통체계 마스터플랜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차량과 인프라 통신을 기반으로 도로 정보 등을 공유하고 자동으로 제어되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또 군집주행 관제 등 교통 관리를 통해 혼잡시간대 통행 속도를 50% 향상시킨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이를 위해 △군집주행 설계 △통신 인프라 개발 △도로교통 관리 △군집주행 개발 지원 등의 세부 과제들이 추진된다. 군집주행 설계는 주행 통제와 함께 차량 무리에 합류 및 이탈을 지원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또 WAVE 통신 등 군집주행을 지원하는 통신환경 개발도 중요하다. 군집주행 환경을 관제하는 교통관리 시스템 개발과 체험도로 구축 등도 포함된다.
국토부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3단계에 걸쳐 △군집주행 도로체계 구현 △군집주행 도로체계 실현 △자율주행 도로체계 구현에 맞춰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군집주행은 유럽을 중심으로 기술 및 인프라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완성차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12년 완료된 유럽연합(EU)의 군집주행 개발 프로젝트 ‘SARTRE’는 군집주행 실증시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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