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계열사 2분기 실적부진 전망...`삼성전자 성공DNA 확산`도 지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그룹 주요 상장사 2분기 영업이익 추정(단위:억원)

삼성그룹 주요 상장사의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에 비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등 특정 계열사에 대한 쏠림현상도 여전히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17일 전자신문과 FN가이드가 공동 집계한 주요 증권사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실적 추정 평균)에 따르면, 삼성 상장 계열사 17개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총 10조23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순이익도 3.25% 떨어진 8조7392억원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2분기 매출은 55조9357억원, 영업이익은 8조9573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6%, 6.02% 하락한 수준이다.

증권가 최신 보고서들도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9조원 이하로 잇따라 내려잡고 있다. ‘갤럭시S5’를 비롯한 스마트폰 성장세 위축을 주된 원인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 실적도 부진하다. 나머지 16개사 영업이익은 총 1조2826억원이다. 이는 전년보다 9.00% 하락한 것이다. 삼성중공업(-32.80%), 삼성전기(-53.12%), 제일모직(-26.37%), 삼성생명(-83.72%), 삼성SDI(-23.93%), 삼성테크윈(-33.43%)등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 회사는 삼성화재(21.45%), 삼성물산(57.26%), 삼성카드(50.53%), 제일기획(19.86%), 에스원(36.14%), 호텔신라(13.53%), 삼성증권(176.31%), 크레듀(18.78%) 등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흑자전환이 점쳐졌고 삼성정밀화학은 적자전환이 예상됐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에서 삼성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고, 시장에서도 삼성 실적을 시장 잣대처럼 활용해 왔다”며 “삼성그룹의 부진한 2분기 실적은 전체 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7개 계열·관계사 영업이익 합계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87.5%에 달한다. 과도한 집중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의 성공DNA를 전 계열사에 확산시켜 그룹 전반의 초일류화’를 지향해 왔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출신 임원들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 대거 이동시켰다.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 조남성 제일모직 대표, 전동수 삼성SDS 대표, 이선종 삼성벤처투자 대표 등이 올 초 삼성전자에서 각 계열사 대표로 이동한 인물들이다. 하지만 계열사 실적 호전은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못했다.

한 기업분석업체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최근 삼성그룹 주가가 급상승했지만 수익성과 성장성에 대한 전망에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삼성전자의 성공 DNA 확산 작업도 아직은 제대로 가동되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삼성계열사 2분기 실적부진 전망...`삼성전자 성공DNA 확산`도 지연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