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텍, 초경량 저전력 스마트 안경 핵심 부품 개발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로 꼽히는 헤드마운티드디스플레이(HMD) 무게를 100g 이하로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머리에 쓰는 스마트 안경이라고도 불리는 HMD는 좁은 공간에서도 대형 스크린을 이용하는 것처럼 영상을 즐길 수 있지만 전력 소모와 무게 등의 한계로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라온텍이 개발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와 컨트롤러.
라온텍이 개발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와 컨트롤러.

라온텍(대표 김보은)은 전력 소모량을 기존 제품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줄인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컨트롤러(제품명 RDC100)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회사는 앞서 스마트 안경의 핵심 부품인 마이크로디스플레이를 LCoS(Liquid Crystal on Silicon) 방식으로 개발한 바 있다. 컨트롤러까지 개발하면서 스마트 안경용 핵심 부품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부품소재 투자 연계 사업과 ETRI 시스템반도체기반조성사업의 SoC 설계툴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라온텍은 무게 80g 수준에 불과한 HMD 프로토 타입을 자체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기는 HD 해상도 영상을 500인치 화면(20m 기준)으로 보여줄 수 있다.

HMD에서 고선명 영상을 재생하려면 패널과 칩 세트의 전력 소모가 커 무거운 배터리를 사용하거나 전원을 연결해야했다. 일본 소니의 HMD만 해도 750인치 대화면(20m 기준)을 보여주지만 본체 무게만 320g에 달한다. 전원을 연결하면 250g짜리 보조기기 두 개가 필요하다. 라온텍 부품을 사용한 HMD는 배터리 소모가 적어 10분의 1 정도인 80g까지도 무게를 줄일 수 있다.

RDC100 컨트롤러는 3차원(D) 영상처리 프로세서와 프레임 버퍼용 메모리 두 개를 하나의 패키지 안에 내장했다. 종전에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마다 각각의 컨트롤러 칩을 요구했던 반면에 RDC100은 단일 칩으로 입력된 3D 영상을 분리해 2개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구동한다. 하나로 2개의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것은 세계 처음이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또한 저전력 아날로그 반도체 기술을 활용하고 별도 칩으로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구동 회로와 광원 구동 회로를 패널 내에 집적했다.

라온텍은 내년 풀HD급 패널과 컨트롤러 칩 세트를 비롯해 다양한 크기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출시할 예정이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스마트 안경 외에도 자동차 전면 유리에 정보를 표시해주는 HUD(Head Up Display)나 빔 프로젝터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만큼 응용 분야도 넓혀갈 계획이다.

김보은 대표는 “저전력 초소형 시스템 반도체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며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에서도 초소형 저전력 칩 세트를 개발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