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행위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던 SAP코리아의 동의의결 결정이 가시화됐다. SAP코리아는 위법 혐의 사항을 시정하는 한편 총 188억1000만원을 투입해 상생활동에 나선다.
공정위는 SAP코리아가 신청한 동의의결 내용과 관련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잠정 동의의결안에는 법 위반 혐의 사항 해소, 고객사·협력사 대상 후생제고와 상생지원을 위한 구제안이 포함됐다. 향후 검찰 등 관계부처와 협의,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전원회의에서 최종 확정 여부를 결정한다.
SAP코리아의 위법 혐의 사항은 자사 소프트웨어(SW) 구매자가 회사합병 등 사정 변경을 이유로 계약 일부해지를 요구해도 이를 허용하지 않는 ‘부분해지 금지행위’다. SW 재판매 협력사에 3개월 전 통보하면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임의 계약해지 행위’도 지적됐다.
SAP코리아는 향후 계약시 부분해지를 인정하고, 협력사 임의해지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기존 계약자는 의견 제기가 있으면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부분행위 인정은 SAP 본사 정책으로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모두 적용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SAP코리아는 공익법인 설립을 골자로 하는 구제안을 내놨다. 공공기관·대학·기업과 연계해 빅데이터 활용 기반을 조성하고, 관련 인재를 양성하는 공익법인을 올해 설립한다. 공익법인 사업 수행을 위한 약 158억7000만원의 현물(최신 SW)과 3억원의 현금을 출연한다. 또 향후 3년 동안 현금·현물 26억4000만원을 투입해 SW 사용자단체 지원, 사용자·협력사 간담회 개최 등 후생제고와 상생지원에 나선다.
공정위는 18일부터 40일 동안 잠정 동의의결안 관련 이해관계자로부터 의견을 수렴한다. 최종 동의의결안은 의견수렴 절차 종료 후 14일 이내에 내용을 종합해 다시 공정위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용 SW 등 신성장 시장에서 동의의결로 신속하게 경쟁질서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