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사 "한국 금융산업, 과도한 규제 및 정부개입이 문제"

외국계 금융사들이 국내 금융산업 경쟁력을 낙제점 수준으로 평가했다. 금융상품 가격의 통제, 불필요한 중복보고, 빈번한 구두지도 등 외국에는 없거나 과도한 규제가 그 이유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는 국내 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사 39곳을 대상으로 ‘한국 금융의 경쟁력 현황 및 개선과제’를 조사한 결과, 금융당국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 금융허브를 달성하는 데 장애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조사에 응한 외국계 금융사의 64.2%는 한국 금융산업의 최대 문제점으로 ‘과도한 규제 및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꼽았다. 한국 금융산업이 금융선진국 수준이 되기 위한 최대 과제로는 71.8%가 ‘시장진입 장벽, 취급상품 제한 등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외국계 금융사들이 대표적으로 꼽은 과도한 규제로는 △금융투자업과 직접 관련 없는 업무에 대한 과도한 감독 △금융상품의 가격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과도한 검증 △과도한 공시의무 및 중복공시에 따른 불필요한 인력과 비용 소요 △빈번한 구두지도에 따른 일관성 부족 및 관련 증거 부재 등이 거론됐다.

홍성일 전경련 팀장은 “글로벌 금융사들은 우리나라의 과도한 금융규제에 대해 금융허브 달성의 최대 장애로 생각하고 있다”며 “금융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앞서 이야기한 규제부터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