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문 포스텍 교수팀, 진동으로도 ‘화음’ 느낄 수 있는 기술 발표

휴대폰 매너 모드로 주로 쓰이는 진동을 두 개 이상의 음정이 동시에 연주되는 화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진동에서 음악과 같은 화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이 기술은 향후 청각장애인과 같이 소리를 듣기 어려운 이들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최승문 교수
최승문 교수

최승문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교수와 통합과정 유용재씨는 음악에 흔히 사용되는 화음의 개념을 빌려, 여러 주파수를 가지는 진동에 대한 인간의 인지특성을 알아보는 연구결과를 최근 햅틱기술 관련 권위지인 ‘IEEE 트랜잭션스 온 햅틱스(IEEE Transactions on Haptics)’를 통해 발표했다.

음악에서 화음은 두 개 이상의 음정이 동시에 연주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화음이 서로 어울리는 정도를 ‘협화도(consonance)’라고 부른다. 이 개념을 진동에 응용하면 서로 다른 두 개 이상의 주파수가 동시에 재생되는 것을 ‘진동화음’으로 만들 수 있다.

최 교수 연구팀은 40명의 실험자들을 대상으로 인지실험을 통해 80개의 다른 진동 화음을 경험하도록 했고 이에 따른 협화도를 측정 및 분석했다. 그 결과 진동화음을 구성하는 두 진동의 주파수차, 즉 ‘맥놀이 주파수(beat frequency)’와 협화도가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 이 변화양상 역시 음악에서 보는 협화도와 아주 유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음악에서 화음을 느끼는 것처럼 맥놀이 주파수가 낮을수록 협화도가 낮아지고 불쾌하게 느끼고, 맥놀이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협화도가 높고 편안하게 느낀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진동화음에서도 편안함을 느끼는 화음, 혹은 불협화음이 있다는 것 확인한 것이다.

이 연구는 특히 손끝을 통해 느껴지는 ‘햅틱(haptic)’ 자극에서 어울림의 정도를 나타내는 협화도의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조사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눈길을 모았다. 특히 제1 저자인 유용재씨가 학부시절에 과제연구를 위해 진행했던 연구라는 점도 화제가 됐다.

이번 연구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태블릿 등 각종 스마트기기에 적용, 다양한 진동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진동화음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기기의 애플리케이션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