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원자력연 연구진 “테라헤르츠파 생체 부작용 일으킨다” 첫 보고

‘꿈의 전자파’로 불리는 ‘테라헤르츠파’가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생체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처음 보고됐다.

KAIST(총장 강성모) 김필한 나노과학기술대학원 교수와 정영욱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박사 연구팀은 테라헤르츠파가 동물의 피부조직에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을 관찰했다고 18일 밝혔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테라헤르츠 전자파 발생장치. 원자력연은 KAIST와 공동으로 테라헤르츠 전자파의 부작용을 세계 처음 발견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테라헤르츠 전자파 발생장치. 원자력연은 KAIST와 공동으로 테라헤르츠 전자파의 부작용을 세계 처음 발견했다.

이 연구결과는 광학분야 국제 학술지인 ‘옵틱스 익스프레스(Optics Express)’ 온라인판 5월 19일자에 게재됐다.

테라헤르츠파는 0.1~10㎔ 대역의 전자기파로 가시광선이나 적외선보다 파장이 길어 X선처럼 물체의 내부를 투과할 때 이용한다. 에너지가 낮아 인체에 해는 입히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어 의료계에서는 상피암 등 피부표면에 생기는 질병 확인에 테라헤르츠파가 유용할 것으로 기대해왔다.

공동 연구팀은 고출력 테라헤르츠파를 유전자조작 생쥐 피부에 30분간 조사한 결과 6시간 후 피부조직에서 염증세포 수가 기존보다 6배 이상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연구는 분업해 진행했다. 원자력연에서는 살아있는 생체에 적용할 수 있는 60마이크로줄의 고출력 테라헤르츠 전자파 발생기를 개발했다. 60마이크로줄은 통신분야에서 쓰는 출력량의 10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KAIST 측에서는 살아있는 생체조직 내부의 세포를 구분할 수 있는 고해상도의 3차원 영상 초고속 레이저 현미경을 개발, 관찰에 이용했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세계수준의 연구센터(WCI) 및 선도연구센터(ERC)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필한 교수는 “현재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는 테라헤르츠 전자파의 사용안전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다른 종류의 전자파의 생체 영향에 대한 정확한 이해 및 분석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