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앤리뷰] 코웨이 `한뼘아이스`

정수기 시장에 미니 바람이 불고 있다.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얼음’과 ‘필터’ 하나만 보고 열광하던 시기는 지났다. 빼어난 기능은 기본이고 세련된 디자인과 날씬한 몸매까지 요구되고 있다.

이런 연유로 업체들은 저마다 머리를 싸매고 몸집 줄이기에 나섰으며 최근에는 폭이 26㎝밖에 되지 않는 제품이 등장했다. 초소형 얼음 정수기라는 타이틀로 경쟁사를 제압한 코웨이의 ‘한뼘아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한 뼘에 불과한 작은 몸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충족할 수 있을까. 컨슈머저널 이버즈(ebuzz.co.kr)가 디자인, 성능, 기능으로 나눠 자세히 살펴보았다.

황민교 이버즈 기자 min.h@ebuzz.co.kr

1. 디자인

[터치앤리뷰] 코웨이 `한뼘아이스`

얼음정수기가 한 뼘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 냉온 정수기와 달리 얼음 기능이 포함될 때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도 그만큼 많아지므로 크기가 다소 커질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제품을 직접 접해보니 손안에 쏙 들어오진 않아도 얼추 한 뼘에 가까운 크기다.

한뼘아이스는 코웨이가 그간 선보여온 초소형 정수기 시리즈의 연장 선상에 놓인 제품으로 2012년 출시한 ‘한뼘정수기’와 이듬해 선보인 ‘한뼘2’를 잇는 3세대 모델이다. 이 정도 크기라면 무겁고 큼지막했던 정수기의 이미지를 지우기에 충분해 보인다.

한뼘아이스는 가로 26㎝, 폭 46㎝, 높이 45㎝로 시중에 출시된 얼음정수기 중 가장 작은 크기를 갖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 민감한 폭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공간 활용도를 전보다 높여 설치 공간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준다.

외형을 보니 복잡한 수식어를 가져올 필요가 없다. 한마디로 예쁘다. 최근 소비자 상당수가 선호하는 하얀 색상에 매끈한 재질, 세련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워낙 작고 간결한 모양새를 지닌 덕에 주방에 두었을 때 인테리어 및 다른 가전과의 조화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제품 전면부에는 자칫 번잡해 보일 수 있는 버튼을 없애고 조작 편의성이 높은 터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냉·온·정수 모드 선택과 물량, 추출 및 잠금 등의 상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LED가 은은하게 빛난다.

사용 편의성도 끌어올렸다. 제품 앞면에 있던 굴곡을 없애 용기의 운두가 높아도 물을 안정적으로 담을 수 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에 한 번 웃고, 세심한 사용 편의성에 두 번 웃을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2. 성능

[터치앤리뷰] 코웨이 `한뼘아이스`

단순히 제품을 작게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코웨이가 크기와 디자인만 내세웠다면 한뼘시리즈의 인기가 꾸준히 유지되진 못했을 터다. 부피는 줄었지만 정수기의 핵심 기능은 빠짐없이 구현해 낸 것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은 주된 이유다. 자세히 살펴보면 사용자가 정수기에 바라는 대부분이 포함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CPI-380N’ 모델은 정수와 냉수, 얼음을 이용할 수 있고 ‘CHPI-380N’ 모델은 여기에 온수까지 더했다.

◇얼음

앞에서는 제품명인 ‘한뼘’에 집중했다면 이젠 ‘아이스’도 찬찬히 살펴보자.

얼음은 최근 정수기의 흐름을 이끄는 중요 키워드다.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는 더더욱 그렇다. 처음 얼음 정수기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편리함에 초점을 맞췄지만 기술이 발전하며 얼음의 질을 높이는 데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한뼘아이스가 택한 방법은 얼음 생성 과정에서 으레 발생하곤 하는 미세 기포를 차단한 것이다. 파동 발생 제빙기술을 적용해 기포는 빼고 좀 더 투명하고 단단한 얼음을 만들어 낸다.

또 얼음 크기를 9g으로 키워 더운 날씨에도 금방 녹지 않고 오래 유지된다. 이용하는 소비자에게는 기분 좋은 변화라 할 수 있다.

얼음이 떨어질 때의 소음도 효과적으로 잡아냈다. 얼음 탱크 내부에 부드러운 연질의 소재를 적용해 소음에 민감한 소비자가 사용하더라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온수

전력, 사용 편의성, 위생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온수는 제품 완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조사한 전력사용량 결과를 보면 정수기 한 대의 월평균 전력사용량은 56.2㎾h로 800~900리터 용량 가정용 냉장고보다 1.7배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는 전력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온수를 종일 켜놓는 게 부담이 된다.

한뼘아이스는 순간온수가열 시스템을 도입했다. 온수가 필요할 때만 전기를 사용하니 전기료를 효과적으로 낮춰준다. 1.2리터 사용 기준으로 일반 온수정수기 제품보다 월 전기소비량이 80% 이상 절감된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항상 온수가 채워져 있지는 않지만 필요할 때마다 순간적으로 물이 뜨거워지기 때문에 대기시간 없이 바로 마실 수 있다. 보통 정수기는 사용하는 온수량만큼 물을 채워 넣는 구조로 돼 있어 뜨거운 물이 찬물에 계속해서 희석될 수밖에 없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뜨거운 물을 받을 때 순서가 뒤인 사람은 미지근한 물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제품은 최고 85도에서 온수를 연속적으로 추출해 준다. 기존 온수 방식에서는 할 수 없는 이 제품만의 장점이다. 데운 물을 또다시 데우는 방식과 비교해 물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정수

정수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가 정수 능력을 결정하는 필터라고 할 수 있다. 한뼘아이스는 2세대 나노트랩필터와 이노센스필터를 적용했다. 일단 나노트랩필터가 각종 부유물질과 입자성 중금속,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잔류염소를 제거하고 이노센스 필터가 뒤이어 냄새 유발 물질을 없애 물맛을 좋게 한다. 모두 국제 공인기관에서 승인받은 필터로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중금속 등을 제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름이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물을 뽑는 동시에 정수를 하는 직수추출방식을 가져왔다는 점이다. 그때그때 물을 정수하기 때문에 믿고 마실 수 있고 다른 필터에 비해 이물질을 빠르게 걸러내는 덕에 많은 양의 정수를 멈추지 않고 추출할 수 있다.

3. 기능

[터치앤리뷰] 코웨이 `한뼘아이스`

◇온 가족 ‘물 관리’해주는 똑똑한 정수기

건강을 유지하는 데 어떤 물을 어떻게 마시는지는 중요한 문제다. 의학적으로 따져볼 필요도 없이 우리 인체의 70%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만 생각해도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다른 건 차치하더라도 일단 틈나는 대로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게 핵심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액체=물’이라는 공식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커피, 맥주 등은 카페인과 알코올을 분해해야 돼 오히려 물을 소모하게 한다. 최근에는 물 대신 다른 음료만 마시는 탓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만성 탈수에 시달리고 있는 이가 상당수다.

순수한 물 양만 놓고 보면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권장하고 있는 하루 음용량 8잔(250㎖ 기준)을 채우는 게 쉽지 않음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코웨이 한뼘아이스는 이를 돕는 똑똑한 기능을 추가했다. 양질의 물을 제공함과 동시에 얼마나 마셨는지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정수기가 온 가족의 건강관리까지 해주는 셈이다.

등록은 최다 3인까지 가능하며 마신 물의 양을 한 잔 단위로 정수기 전면부에 표시해준다. 눈으로 즉각적인 확인이 가능한 까닭에 좀 더 신경을 써 물을 챙겨 먹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더불어 120·250·550㎖ 중 원하는 용량의 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그만큼만 따라주는 적량추출 기능으로 물을 받는 동안 손이 편안하도록 했다. 이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을 따르고 싶다면 추출버튼을 2초간 누르면 된다. 온수 3분, 정수 2분, 냉수 1분까지 연속 추출이 가능하다.

◇분리형 구조, 위생 걱정 없애줘

일단 집에 정수기를 들였다면 세균 증식을 막기 위해 꼼꼼히 관리하는 게 필수다. 정수기는 폐쇄적이고 일체형 구조일수록 대장균, 박테리아 등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반면에 분리와 탈착이 자유로운 제품은 세척이 용이해 상대적으로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기 쉽다.

한뼘아이스는 후자에 가까운 제품이다. 얼음을 보관하는 탱크와 저장고, 얼음트레이가 쉽게 분리될 수 있도록 설계해 내부 청소와 관리가 간편하다. 기기에 대해 잘 모르는 이도 손쉽게 만질 수 있을 만큼 구조가 간단하다. 또 앞서 말했듯이 물을 뽑는 동시에 정수를 하는 직수추출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에 세균 번식 위험이 적은 편이다.

이러한 이유로 코웨이의 대표 기능 중 하나인 ‘스스로 살균’ 모드는 제품에 담기지 않았다. 대신 두 달에 한 번씩 이뤄지는 코디서비스에 살균케어가 포함돼 있다.

4. 이버즈 총평

한뼘아이스는 ‘정수기’가 사용자에게 무엇을 제공해야 할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제품이다. 과거 정수기가 좋은 물을 만드는 데만 집중했다면 이 제품은 그것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까지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사용자가 불편해할 만한 부분은 어느 것 하나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비좁은 주방이 문제가 되자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였고, 사용 시 손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자 적량만 따라주는 기능을 넣었다. 용기를 정수기에 끼워 맞추기보다는 정수기를 용기 모양에 맞게 수정했다.

단순히 정수기가 깨끗한 물만 따르는 기기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특히 마신 물의 양을 제품 전면부에 표시해주는 ‘스마트 헬스케어 기능’이 그러하다. 이것은 코웨이가 현재 청소년을 상대로 펼치고 있는 ‘물성장 프로젝트’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데 정수된 물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좋은 물 습관을 갖는 부분까지 안내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인상적이다. 한마디로 물성장 프로젝트를 제품 안에 포함한 셈이다.

그런 면에서 코웨이의 한뼘아이스는 좋은 제품이라면 마땅히 갖추고 있어야 할 디자인, 성능, 기능 여기에 브랜드 스토리까지 조화로운 균형을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