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자체 스마트폰인 ‘파이어폰’을 공개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파이어폰에 대해 “튼튼하고 오래가며 흠집이 잘 안 나고 아마존 서비스와 잘 부합된다”고 설명했다. 테두리 프레임은 고무 재질인데다 앞뒤 면에는 고릴라 글라스3 강화유리가 쓰였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커스터마이징한 아마존만의 OS도 눈길을 끈다. ‘차별화’ ‘실용성’을 강조해왔던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의 정체성에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파이어폰은 무안경 3D 콘텐츠 및 쇼핑을 이용할 수 있는 최초의 스마트폰이다. 파이어폰을 쓰는 사용자는 파이어TV와 아마존 앱스토어, 킨들 전자책, 스트리밍 음악, 아마존 온라인 쇼핑과 쇼핑 기기 ‘대시’를 사용할 때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누린다. ‘스마트폰-TV-스마트홈-스마트카’ 등으로 이어지는 최근 글로벌 IT기업의 사업 공식에 아마존도 본격적으로 진입한 셈이다. 경쟁자는 애플, 구글, 삼성전자 정도다.
파이어폰의 등장은 그동안 이동통신, 전자상거래, 인터넷, 제조 등의 분야에서 따로 활약해온 이들 4대 기업이 한데 모여 ‘생태계 경쟁’을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더 이상 개별 고성능 하드웨어만으로 시장을 장악하기 어려워지는 시대가 왔다는 의미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세계 시장 1위를 달성했지만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치는 총 5억6000만대로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이후 가장 보수적으로 책정했다. 삼성 전사적으로도 플래그십 스마트폰보다는 헬스케어, 스마트홈 등 연결된 생태계 마련에 더욱 힘쓰는 양상이다. 애플이 최근 발표한 iOS8의 가장 큰 특징 역시 자사 제품 간의 ‘연결성’이다.
스마트폰은 더 이상 전화통화나 인터넷을 이용하는 도구 정도가 아니라 이제 사용자의 신체와 집, 회사, 자동차 등의 공간과 연결돼 소통하는 출발점의 위치를 갖게 됐다. 어느 기업의 생태계에 편입될 것인지는 사용자의 선택이고, 곧 새로운 마케팅 격전지가 되는 셈이다. 시장 마케터들이 소비자를 아마존 성향, 애플 성향, 삼성 성향 등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이를 교육, 직업선택, 여가활동 등 비IT 분야에 활용할 날도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