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기업이 법 위반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명확화·법제화한다.
우선 사건처리 절차 법제화로 피심인 방어권을 보호 강화한다. 조사·심사 단계에서 피조사인의 의견제출권과 진술권을 명시한다. 심의 절차 개시를 명문화해 피심인을 법률상 개념으로 명시, 심의절차의 효율적 진행을 위한 심의준비절차 근거규정을 마련했다. 또 심의단계에서 피심인의 의견제출권과 심사보고서 첨부자료 열람·복사요구권을 명시하고 이해관계인의 심의절차 참여를 위한 의견진술권을 규정했다. 공정위는 사건처리 단계별로 피심인의 권리를 명확히 규정해 사건처리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피심인의 방어권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외에서 이뤄진 행위라도 국내 시장에서 영향을 미칠 때 법 적용인 역외적용 요건도 구체화했다. 판례와 외국 사례 등을 고려해 국내 시장에 ‘직접적이고 상당하며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영향’을 미치는 때에 적용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국외 행위의 공정거래법 적용 범위를 구체화함으로써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을 확보하고 법 집행 실효성을 제고할 전망이다.
지주회사의 자회사 과징금 부과기준도 보완했다. 현행법은 일반지주회사의 자회사가 금융·보험회사를 손자회사로 지배하는 행위를 금지했지만 위반 시 구체적 과징금 부과기준이 미비했다. 따라서 구체적 과징금 산정기준이 없어 법 집행에 오류가 발생할 소지가 크고 기업의 예측가능성도 저해됐다.
공정위는 이를 감안해 일반지주회사의 자회사가 금융·보험 손자회사를 지배할 때 과징금 산정기준을 마련했다. 위반해 소유하는 주식의 장부가액 합계액의 10%로 정해졌다. 공정위는 기업의 지주회사 행위제한 위반 시 처벌여부·정도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고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제의 실효성도 함께 확보했다.
공포 명령 불이행시 고발시기도 명확히 규정했다. 그동안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고발 조치 시기가 명확한 문제가 있었다. 이행기간 만료 후 10일 이내에 이행여부를 확인하고 불이행시는 다시 10일 이내 이행할 것을 촉구하되 계속 불이행시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고발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고발시기가 ‘계속 불이행시’라는 불명확한 표현으로 규정되어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이 저하됐다고 보고 10일 이내 이행할 것을 촉구한 후 불이행시는 10일 이내 이행할 것을 재촉구하고 불이행시는 즉시 고발하겠다고 규정했다.
공정위는 공표명령 불이행시 고발결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는 한편 공표명령의 집행력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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