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란 무엇일까?
모두가 잘 알고 있듯 성장기에 있는 학생 개개인을 우리 사회공동체가 추구하는 올바른 가치를 잘 실현하며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성인이 되도록 변화시켜 가는 과정이다.
그 일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교육자이다. 여기서 우리가 오해하기 쉬운 사실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학생들을 변화시키는 일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교사뿐 아니라, 당연히 부모와 형제자매, 사회의 모든 어른들, 그리고 학생들의 친구들도 학생 변화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우리 사회 자체도 교육자인 셈이다.
물론 중요한 역할은 선생님들이 여러 교과과정을 통해 수행하지만, 가정적· 사회적 환경의 중요성이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 교육 현장이다.
그렇다면 어느 선생님도, 어느 교과목도 정직하지 않아도 되고 안전성을 무시해도 된다고 가르치지 않았는데, 세월호 참사는 왜 일어난 것일까? 있어서는 안 될 이런 불행한 사고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무엇일까?
이제 공학 교육에 대해 얘기해 보기로 하자.
조지 B. 레오나드는 “배우는 것은 변화하는 것이며, 교육은 학습자를 변화시키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래서 공학 교육에 대해 고민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공학도는 어떻게 변하는 것이 좋을까라는 질문을 먼저 하는 것이 좋다.
미국의 공학 아카데미(NAE)는 지난 2005년에 ‘2020년도 엔지니어의 속성들’로 다음 아홉 가지를 제시했다.
‘강한 해석적 능력’ ‘실용적인 재능’ ‘창의성’ ‘소통 능력’ ‘사업 및 관리’ ‘리더십’ ‘높은 윤리적 기준 및 강한 직업의식’ ‘활성, 기민성, 탄력성 및 융통성’ ‘평생 배우는 사람’의 9개 항목이다. 누구도 이에 대해 이견을 갖고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을 짧은 기간에 모두 갖추도록 교육한다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에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평생 배우는 ‘라이프롱 러너(Lifelong Learner)’의 자세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위의 얘기들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인성’과 ‘전문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인성의 문제는 너무 광범위한 것이기에 여기서는 전문성에 대해서만 간략히 언급하고자 한다.
공학이란 하드웨어든 소프트웨어든 우리 사회에 필요하고 유익한 제품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래서 우수한 전문성이란 제품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잘 파악해 최상의 해결 방안을 만드는 것이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위에 언급한 여러 항목들이 중요한 요소로 대두된다.
공학도가 문제 해결 능력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서는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배움과 이를 실천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공학 교육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학생들이 대학에서 공부하는 동안에 스스로 배울 수 있는 능력과 습관을 갖추도록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갈릴레오는 “당신은 남을 가르칠 수 없다. 단지 그가 스스로 발견하도록 도와줄 수 있을 뿐이다”라고 했다. 바로 이것이 교수들이 명심해야 할 사항이다. 잘 가르친다는 건 학생들이 스스로 열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잘 도와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다. 어떤 전공도 나름대로의 교과과정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배워야 할 것들이 자꾸 늘어나고 있기에, 모든 것을 다 가르친다는 건 지나친 욕심이 된다. 그래서 스스로 배우는데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기초적 능력을 학생들이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교과과정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학문적 융합, 창의성 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그 바탕이 되는 튼튼한 기초적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교과과정을 구성해야 한다. 기초가 없는 융합은 허구일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전공의 상자를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그 전공의 상자가 있어야 한다는 상식도 중요하다. 전공이 없는 창의성도 허구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승오 KAIST 항공우주전공 교수 sopark@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