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가가 묻고 성공 벤처 1세대가 답했다...남민우 청년위원장과의 간담회

“내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라. 창업을 했으면 어떻게 생존할까에 집중하며 경험을 쌓다가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이를 확실히 잡는 게 중요하다.”

남민우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이 젊은 청년 창업가와 간담회에서 이 같이 조언했다. 남 위원장은 ‘정부 3.0 공공데이터’를 이용해 사업을 막 시작한 다섯명의 청년 창업가와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드림엔터 혁신룸에서 만났다. 성공한 벤처 1세대와 초기 창업자 간 만남이기도 했다.

‘정부 3.0 유망 창업기업 네트워킹 데이’가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드림엔터에서 열렸다. 남민우 청년위원장과 청년창업가들이 도시락 오찬을 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유동민 바오미르 대표, 남 위원장, 서용훈 데브드래곤 대표, 김승규 전자신문 기자, 최혁재 마이쿤 대표, 홍용남 조커팩 대표, 옥민수 버즈넥스트 대표.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정부 3.0 유망 창업기업 네트워킹 데이’가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드림엔터에서 열렸다. 남민우 청년위원장과 청년창업가들이 도시락 오찬을 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유동민 바오미르 대표, 남 위원장, 서용훈 데브드래곤 대표, 김승규 전자신문 기자, 최혁재 마이쿤 대표, 홍용남 조커팩 대표, 옥민수 버즈넥스트 대표.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남 위원장은 다산네트웍스 창업자로 대표적인 벤처 사업가로 꼽힌다. 세대 차이가 있지만 ‘창업’라는 공감대가 있어서인지 이들의 대화는 웃음이 끊이지 않고 훈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청년 창업가가 질문하고, 남민우 위원장이 답하는 형태로 정리했다.

-(유동민 바오미르 대표)초기 창업자에게 가장 많이하는 조언은 무엇인가.

▲(남민우 청년위원장)일단 창업했으면 망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 성공하려면 때도 맞아야 하고 운도 있어야 한다. 세상은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우선 버티면서 경험을 축적하고 나에게 올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기회가 오면 쟁취하는 것이다. 한 가지 아이템에 고집하지 말라는 조언도 자주한다. 사업가는 생각이 유연해야 한다.

-(최혁재 마이쿤 대표)의사결정이 정말 중요하다고 들었다. 어떤 의미인지?

▲(남 위원장)창업가는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정말 여러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회사를 운영하려면 ‘쓰는 것 이상으로 버는 것’이 아니라 ‘버는 것에 맞춰 지출을 더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CEO는 독해야 한다. 남의 눈 의식할 여력이 없다. 좋은 평판 얻는 것보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내 주변 성공했다는 사람들 보면 대부분 성격이 까칠하다.(웃음)

-(서용훈 데브드래곤 대표)정부 3.0 데이터 개방으로 기회가 열린 것 같아 좋다. 이를 사업화하는 데 팁이라면.

▲(남 위원장)정부는 공공데이터를 젊은 창업가에 개방해 다양한 비즈니스 창출 기회를 주려고 한다. 정부가 축적해온 데이터를 누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업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결국은 성공모델을 만드는 것은 사업가의 몫이다. 일부 불만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데이터 누락이나 꼭 필요한 정보를 찾는 방법이 어렵다 등등. 정부도 보다 정보 개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창업과 잘 매칭시켜서 성과가 나도록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옥민수 버즈넥스트 대표)좋은 인재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확보해야하나.

▲(남 위원장)창업가는 정말로 다른 DNA가 필요하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특별하다. 책임이 크기 때문에 세상에 내가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져라.

그동안 경험에서, 우리 회사에서 가장 필요한 인재는 ‘오너십’으로 일하는 사람이더라. 능력보다는 태도가 좋은 사람이 더 핵심 인재다. 하지만 대부분 일반인은 CEO처럼 일하기 쉽지 않다. 꼭 필요한 사람이라면 지분도 나누고 스톡옵션을 주는 등 합당한 대우를 해줘서 옆에 두는 것도 필요하다.

-(최혁재 대표)초기 창업가들에게 정부 지원이 많다지만,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남 위원장)정부가 많은 창업 지원을 하지만 경쟁도 있고 선별 과정도 거친다. 일부 사업자에게만 지원이 집중된다는 소리도 듣고 있다. 남들보다 내가 왜 지원을 받아야 하는지를 잘 알려야 한다. 앞서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페이퍼 워크만 너무 요구한다는 지적도 있는 데 정부 지원은 ‘돈을 잘 썼다’는 증빙이 필요하다. 이점은 청년 창업가도 이해해야 한다. 그래도 정부 지원은 벤처 춘곤기를 넘길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잘 활용해보자.

-(홍용남 조커팩 대표)청년 창업에 관심이 높지만 일부에서 부작용을 언급하는 사람도 있다.

▲(남 위원장)도전하면서 얻는 실패의 경험도 아주 중요하다. 이를 인정하고 자산으로 만드는 사회가 돼야 한다. 한 번의 실수도 안된다는 분위기는 반드시 바꿔나가야 한다. 도전하고 실패하면서 내공도 쌓고, 이런 과정이 반복될 때 역동적인 사회로 간다.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다면 비전 자체가 없는 것이다.

-(옥민수 대표)처음 창업할 때 에피소드를 들려준다면.

▲(남 위원장)30대에 3000만원 대출을 받아 창업했는데 매달 고정비가 500만원 정도 나가더라. 어떻게 버틸까 잠이 오지 않았던 때다. 처음엔 소프트웨어 판매를 하다가 관련 교육사업으로 영역을 조금 넓혔더니 형편이 조금 나아졌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보니 사업을 ‘보는 눈’이 조금씩 생기더라. 처음부터 다 잘 할 수 있나. 여러분도 용기를 갖고 지치지 말고 전진하기 바란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