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환경 히트기업을 찾아서]대명 G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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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000억원대 중소기업, 전기공사 수주실적 업계 1위. 대명 GEC를 설명할 때 붙는 수식어다. 대명 GEC는 1995년 설립 이후 줄곧 매출을 신장해왔다. 현실에 안주할 만하지만 회사는 지난 수년간 오히려 전기공사 비중은 줄이고 신사업 비중을 늘렸다. 국내 건설 경기와 더불어 성장세가 꺾이고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전기공사만으로는 미래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기공사업계에서 매출 1000억원은 정상권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지만 회사 성장은 이때부터 정체기로 접어든다.

[에너지·환경 히트기업을 찾아서]대명 GEC

대명 GEC는 신재생에너지 EPCM(설계·구매·시공·운영) 사업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 시공이 아니라 개발부터 운영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사업에 나서고 있다. 발전사업을 발굴하고 시공·운영에 직접 나서 전력과 신재생공급인증서(REC)판매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글로벌 신재생 EPCM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장기 비전도 수립했다.

지난해 매출은 1700억원. 이 가운데 전기공사 매출이 1000억원. 신재생분야 매출은 7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신사업 비중이 커졌다. 대명 GEC는 지난 2000년대 후반 3㎿ 규모 경상남도 양산 풍력사업으로 신재생 분야에 발을 들였다. 서기섭 회장은 이전부터 풍력사업 진출을 고려했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불확실성 때문에 주변 만류가 많았다. 하지만 타당성을 조사하면서 서 회장은 기존 전기공사사업과 시너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곧바로 80억원에 양산 풍력 사업권을 인수했다.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했고 양산 지역 바람 품질이 좋아 수익이 예상보다 높았다.

자신감은 두 번째 풍력 프로젝트인 영암 풍력사업에 뛰어든 원동력이 됐다. 주민 민원과 인허가가 발목을 잡는 풍력사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전기공사에서 얻은 경험은 큰 도움이 됐다. 서 회장은 공사장에서 발생한 흙이 절대 외부로 흘러나가지 못하게 주문할 정도로 현장 관리에 신경 썼다. 이와 함께 지역 발전 수익 일부를 지역발전기금으로 내놓는 등 지역주민과 교류에도 적극 나섰다.

현재 운영 중인 풍력발전 용량은 43㎿. 대명 GEC는 2018년까지 총 300㎿ 규모 풍력발전단지를 운영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기대 매출은 3000억원. 목표를 달성한다면 회사는 전기공사기업에서 신재생 발전 전문기업으로 DNA를 완전히 바꾼다.

대명 GEC는 연료전지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료전지 사업부를 신설하고 국내 발전사와 사업 개발에 나서고 있다. 김건택 부사장 영입도 이 과정에서 이뤄졌다. 김건택 부사장은 세계 최대인 60㎿ 규모 경기도 화성 발안산업단지 연료전지 발전소 프로젝트를 기획한 장본인이다.

해외 신재생 시장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국내 풍력시장이 인허가 문제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베트남, 칠레 등 분산 발전 보급이 활발한 해외 시장에서 EPCM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서기섭 회장은 “전기공사시장이 줄어들면서 엔지니어의 설자리가 많이 줄어드는 현실이지만 신재생 분야 사업을 확대하면서 고용을 오히려 늘리고 있다”며 “전문 엔지니어 등 인재 확보에 더욱 주력하고 성과에 대한 보상도 확대해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