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애플이 아이폰을 선보이면서 스마트폰 시장에 열었다면 구글은 안드로이드OS(Android OS)로 불을 붙였다. 지금은 iOS를 압도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구글이 키워온 안드로이드OS는 지난 7년 동안 진화를 거듭해왔다.
◇ 2007년 조용한 등장=안드로이드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건 지난 2007년 11월 5일. m3-rc20a라는 베타버전으로 당시에는 버전 표기는 없었지만 브라우저 내에 안드로이드 0.5라는 표시가 있었다.
UI는 홈 알림이나 응용 프로그램 아이콘 등을 갖추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터치 조작을 지원하지 않아 당연히 아이콘을 눌러도 아무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화면 확대나 축소, 월페이퍼 선택이나 볼륨 조절, 전화번호부와 전화걸기 등을 지원했다. 안드로이드는 2007년 12월 14일 선보인 m3-rc37a에서 터치스크린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안드로이드용 에뮬레이터 화면 크기도 480×320으로 확대됐다.
다시 불과 3개월 뒤 구글은 마일스톤5(Milestone 5)를 발표했다. 2개월 반이라는 경이적인 기간 안에 새로운 버전을 출시한 것. 알림 패널과 구글맵 외에 지금은 친숙한 목록보기 같은 기능도 이 때 등장했다. 전화 기능에 다이얼 화면을 함께 넣는 등 스마트폰다워진 모습도 보였다. 브라우저 화면 역시 기존 M3보다 크게 진화했다. 하지만 아이폰처럼 핀치아웃이나 핀치인 조절을 지원하지 않아 구글맵은 줌 버튼을 탑재하고 있었다.
마일스톤5를 공개한지 다시 반년이 지난 2008년 8월 구글은 안드로이드 0.9를 선보였다. 마침내 안드로이드에 베타라는 명칭이 주어진 것도 안드로이드 0.9. 위젯이 등장했고 현재 안드로이드의 기본 기능과 디자인도 안드로이드 0.9에서 이미 뼈대를 잡아갔다고 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0.9에는 수평 홈 스크린 같은 기능도 있었지만 다음 버전에선 바로 사라졌다. 줌 컨트롤 버튼과 페이지 내 검색창은 화면 아래에 배치했고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조작성도 끌어올렸다. 그 밖에 알람과 계산기 앱이 등장했고 갤러리 앱은 이미지 편집 기능을 갖췄다. 구글맵은 상당 부분 기능을 끌어올렸다. 스트리트뷰 역시 구글맵에 통합했다.
◇ 2008년 정식 데뷔전=2008년 10월 마침내 안드로이드 1.0이 T모바일 G1(T-Mobile G1)으로 정식 데뷔전을 치른다. 기본 앱을 크게 늘렸고 당시에는 안드로이드 마켓(Android Market)이라는 이름으로 앱마켓을 선보였다. 음성 명령으로 전화를 거는 기능이나 패턴 잠금 같은 기능도 지원했다.
구글은 1.0 버전 이후 4개월이 지난 2009년 2월 업데이트 버전인 1.1을 공개했다. 이어 2009년 4월에는 안드로이드 1.5를 내놨는데 스크린 키보드 디자인을 더 세련되게 바꿨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1.5부터 과자 이름을 코드명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1.5 버전에는 컵케이크(Cupcake)라는 애칭을 붙였다. 그 밖에 안드로이드 1.5가 나오면서 처음으로 물리적인 키보드가 없는 스마트폰인 HTC 매직(HTC Magic)이 등장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1.5 버전에서 캘린더 앱을 대폭 수정하고 동영상과 카메라 전환 아이콘을 더 알기 쉽게 바꾸고 패턴 잠금은 투명 디자인으로 바꿨다. 또 1.5 버전에서 처음으로 스마트폰에서 유튜브로 직접 업로드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구글은 이어 안드로이드 1.6, 코드명 도넛(Donut)을 2009년 9월 출시했다. 이에 맞춰 안드로이드 마켓은 그린 컬러 이미지로 바꿨다.
1.6 버전 릴리스 41일 뒤에는 안드로이드 2.0 에클레어(Eclair)를 공개했다. 첫 메이저 버전 업데이트를 한 것. 아이콘 디자인은 플랫 형태로 바꿨고 통화 앱 화면 디자인도 정교하게 손질했다. 버전 업데이트에 맞춰 선보였던 모토로라의 드로이드(Motorola Droid)에는 카메라 플래시가 처음으로 탑재되기도 했다. 그 밖에 메일 앱도 기능을 높여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를 지원하기 시작하는 등 다른 이메일 계정을 통합할 수 있는 편지함을 채택했다.
◇ 2010년 넥서스 브랜드의 등장=2010년 1월 구글은 자사 브랜드를 붙인 스마트폰인 넥서스(Nexus)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첫 모델 넥서스 원(Nexus One)을 발표했다. HTC가 만든 제품으로 SIM 락프리 단말로 가격은 529.99달러였다. 눈길을 끈 건 판매방식.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폰과 달리 온라인으로 판매하겠다고 밝힌 것. 넥서스 원은 물리적 키보드가 없는 플래그십 모델이었다. 이 모델이 나오면서 애플 아이폰과의 개발 경쟁도 본격화됐다.
이어 구글은 안드로이드 2.1 버전으로 업데이트를 하면서 갤러리 앱을 손질하고 애니메이션 기능 활용도를 넓혔다. 다시 2.2 버전인 프로요(Froyo)에선 플래시 플레이어가 첫 선을 보어 플래시를 이용한 사이트도 볼 수 있게 됐다. 또 트위터와 구글 협업 앱도 미리 설치해서 제공했다.
구글은 다시 7개월이 지난 2010년 12월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Gingerbread)를 내놨다. UI를 대폭 손질하는 건 물론 이 때에 맞춰서 삼성전자가 만든 넥서스S(Nexus S)도 선보였다. 넥서스S는 화면 크기를 4인치로 키운 제품이었다.
안드로이드 2.3은 라이브 배경 화면을 채택하는 등 새로운 앱을 대거 추가했고 안드로이드 마켓 색상은 더 진한 그린 계열로 바꿨다. 영화 통화 기능도 지원했다.
◇ 아이패드 등장 후 태블릿 겨냥 3.0 출시=이후 아이패드가 등장하면서 태블릿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구글도 태블릿용으로 설계한 버전인 3.0 하니컴(Honeycomb)을 2011년 2월 출시했다. 잠금 화면과 앱 인터페이스를 대형 화면에 맞게 바꿨다. 다만 스마트폰용 앱은 삭제한 탓에 앱 개수는 줄었다. 대신 대형 화면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화면 분할 레이아웃을 택했다.
카메라 앱 디자인을 바꿨고 구글맵에는 3D뷰 기능을 얹었다. 안드로이드 마켓에 카드 디자인을 더했고 유튜브 역시 대형 화면에 맞게 많은 동영상을 볼 수 있도? 바꿨다. 하니컴에 맞춰 첫 번째 안드로이드 3.0 태블릿으로 선보인 제품은 모토로라의 줌(Motorola Xoom)이었다.
다시 3개월 뒤에는 업데이트 버전인 안드로이드 3.1을 내놨다. 화면 크기는 자유롭게 변경 가능하도록 했다. 다시 안드로이드 3.2에선 7∼8인치 화면 태블릿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구글은 이 시점에서 아이패드를 누르고 태블릿 저유율 1위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2011년 10월 메이저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e Cream Sandwich)가 그것이다. 여기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운영체제를 통합하게 된다. 스마트폰 쪽에서만 보자면 안드로이드 2.3에서 1년 만에 업데이트가 이뤄진 셈이 됐다.
안드로이드 4.0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는 720p 동영상을 처음으로 지원한 갤럭시 넥서스(Galaxy Nexus)를 선보였다. 화면 크기가 4.7인치로 당시에는 너무 크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그 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대형화를 진행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4.0은 안드로이드 마켓은 콤팩트하면서 쉬운 레이아웃으로 바꾸는 한편 데이터 사용량이나 튜토리얼 같은 기능도 추가했다. NFC도 지원했다.
이어 2012년 3월 6일 구글은 자사의 콘텐츠 장터 브랜드를 구글플레이(Google Play)로 통일했다. 앱 장터는 구글 플레이스토어(Google Play Store)로 바꿨다.
다시 안드로이드 4.0 이후 반년이 지난 2012년 7월 안드로이드 4.1 젤리빈(Jelly Bean)이 나왔다. 애니메이션 기능을 대폭 끌어올렸다. 구글 나우 외에 예측 검색 기능을 도입했고 유튜브 디자인도 대폭 손질했다. 4.1 등장에 맞춰 에이수스가 만든 7인치 태블릿인 넥서스7(Nexus 7)도 발표했다. 이 제품은 저가격 고성능이라는 특징을 앞세워 인기를 끌었다.
◇ 안드로이드 웨어로 웨어러블 시장 조준=2012년 11월에는 안드로이드 4.2로 또 한 차례 버전 업을 했다. 잠금화면과 시계 디자인을 바꾸고 화면 밝기나 네트워크 연결. 데이터 사용량 설정 화면에 곧바로 들어갈 수 있는 빠른 설정을 더했다. 잠금화면에 위젯을 추가하거나 제스처로 카메라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변경 사항이 크지 않아 코드명은 그대로 젤리빈이었다.
4.2 발표와 함께 10인치 태블릿인 넥서스10(Nexus 10)과 4.7인치 스마트폰인 넥서스4(Nexus 4)를 출시했다. 넥서스10은 2560×1600에 이르는 고해상도를 지원하고 코어텍스 A15 듀얼코어에 램 2GB 등을 갖춘 고사양 모델이었다. 넥서스4는 판매 1시간 만에 매진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젤리빈은 다시 마이너 체인지를 단행해 안드로이드 4.3으로 선보이게 된다. 구글플레이 디자인을 바꿨고 카드 디자인을 택해 모든 화면 크기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2013년 10월 31일 구글은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는 걸 목표로 개발한 안드로이드 4.4 킷캣(KitKat)을 내놨다. 네슬레와 제휴해 킷캣이라는 코드명을 선보인 것. 안드로이드 4.4 등장에 맞춰서 하이엔드 모델인 넥서스5도 내놨다. 타사 하이엔드 모델이 700달러대였던 데 비해 구글은 절반 가격에 이 제품을 선보였다.
구글은 얼마 전 웨어러블 기기를 겨냥해 맞춤형으로 만든 안드로이드 웨어(Android Wear)를 발표했다. 구글글라스와 스마트시계 개발을 정조준한 것이다. 과연 구글이 웨어러블 시장에서도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추격을 뿌리치고 안드로이드를 계속 키워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 내용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최필식 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