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중부발전 `태국 나바나콘발전소`를 가다

태국 나바나콘발전소는 방콕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달리면 닿는 파툼타니주에 자리했다. 다른 발전소와 달리 해안이 아닌 시내에 있다. 액화천연가스(LNG)복합 발전소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한국중부발전이 투자한 태국 나바나콘발전소는 일본이 장악한 태국 전력시장에 우리나라 기업이 처음 진출해 성공한 사례다. 소규모 발전사업자(SPP) 형태로 앞으로 발전 가능성도 높다.

태국 나바나콘발전소 전경.
태국 나바나콘발전소 전경.

발전소 입구에 도착했는데도 송전탑이 보이지 않는다. 지중화를 한 것도 아니다. 대신 높이가 다른 전주 2개가 나란히 뻗어 있다. 이 중 큰 전주가 송전선로다. 115㎸의 고전압 송전선로가 보도 위를 지나고 있는 것이다.

나바나콘발전소는 작은 석유화학공장처럼 생겼다. 복합발전방식이라 가스터빈 2기와 스팀터빈 1기가 맞물려 있다. 발전용량은 110㎿로 작다. 연료인 LNG는 태국 국영석유가스회사(PTT)에서 공급받는다. 발전소 앞에는 변압기 4대가 일렬로 늘어서 있다. 가스터빈 2기와 스팀터빈 1기마다 변압기 1대씩이다. 나머지 한대는 춤눔썹(CNS) 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배전용 전압 22㎸로 올리는 역할이다.

발전소 핵심인 터빈은 일반 산업용이 아닌 항공기용을 썼다. 보잉747용 터빈을 그대로 가져왔다. 터빈 크기가 작아 유지보수가 쉬운 게 장점이다. 제작사인 GE에서 터빈 자체를 뜯어내고 다른 터빈으로 교체해준다. 리스 방식이다. 보통 터빈 정비에 한 달 이상 걸리는 데 반해 나바나콘발전소는 6일이면 충분하다. 가동률이 높은 이유다. 가동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전력생산량이 많다는 의미로 수익성과 직결된다.

가스터빈 1호기 앞에는 대형 보일러가 붙어 있다. 터빈에서 발생한 열로 증기를 만드는 배열회수보일러(HRSG)다. 국내 중소기업인 BHI가 공급했다. 생산한 증기로 스팀터빈을 돌려 추가 발전한다.

발전소를 식히는 냉각수는 일반 상수도를 이용한다. 취수구 대신 발전소 뒤로 냉각탑이 설치돼 있다. 수요처 인근에 들어서는 소규모 분산형 전원 특성상 일반 발전소처럼 바닷물이나 강물을 냉각수로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냉각 과정에서 데워진 온배수는 배관을 통해 인근 CNS 산업단지에 공급한다. 산업단지 입구에 설치한 냉동기로 온배수 온도를 7도로 낮춰 냉방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온배수 중 일부는 발전소 뒤에 따로 설치한 전기냉동기에서 7도로 다시 냉각돼 가스터빈 입구를 식힌다. 가스터빈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15㎿가량 발전용량이 늘어난다고 발전소 측은 설명했다.

김승덕 나바나콘발전소 부사장은 “나바나콘은 국내 SPP와 달리 생산한 전력 중 80%는 태국 전력청(EGAT)에 팔고 20%는 인접한 CNS 산업단지에 직접 판매한다”며 “중부발전은 발전소 운영 수익은 물론이고 기술자문 수익까지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장준철 나바나콘발전소장

“나바나콘발전소는 중부발전이 태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초기지죠.”

장준철 나바나콘발전소장은 태국시장에서 중부발전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맡은 역할이 크다. 지난해 10월 소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 안정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이유다.

장 소장은 “발전소 운전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 과제”라며 “시운전 단계에서 중부발전 전문가가 참여하는 등 본사가 직접 관여한다”고 설명했다.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운영에 따른 가동률 향상이 관건이다. 이는 중부발전이 태국 전력시장 내 사업 확대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부발전은 투자자본이 적게 드는 SPP와 운영정비(O&M) 사업을 중심으로 태국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장 소장은 “태국의 새로운 전력수급계획(PDP)에 SPP가 적어도 1300㎿는 넘게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며 “중부발전은 국내 협력업체와 동반 진출하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BHI가 나바나콘발전소에 배열회수보일러(HRSG)를 공급한 데 이어 명진테크, 아이펙 등 국내 중소업체가 10만달러 상당의 발전소 정비부품을 공급했다.

나바나콘(태국)=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