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의 전반전이 끝나간다. ‘청마의 해’ 새 기운으로 힘차게 달려보자는 결의를 다진 이후 벌써 6개월이 됐다.
상반기 경제 분야 성과는 많이 부족하다. 연초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발표됐고, 산업현장의 불필요한 ‘대못’을 뽑자는 규제개선도 국가적 화두였다. 기업체 투자계획도 예년에 비해 공격적으로 발표되면서 기대치를 높였다.
하지만 세월호 사태 이후 많은 것이 멈췄다. 워낙 대형 사고다 보니 경제 분야 대응이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국가적 애도 분위기 속에 내수가 위축된 점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문제는 다른 영역의 판단이나 의사결정도 대부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환율이 불안하고 기업 성장이 정체되는 와중에서도 경제 부처들은 해외 동향을 체크하고 있다는 얘기 이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둘러싼 동반성장 이슈에서도 정부 차원의 교통정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달 초에는 지방자치단체장·교육감 선거가 있었다. 정치 이슈가 커지면서 경제 이야기는 다시 뒷전으로 밀렸다. 정부는 세밀한 경제정책 대응보다 선거 정쟁 과정을 살피는 데 급급했다.
총리를 포함한 개각도 반전 카드가 되지 못했다. 일신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있었겠지만 총리 후보자를 놓고 오히려 논란만 증폭됐다. 이 사이 주요 경제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앞다퉈 하향 조정했다. 정부가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 가운데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것은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후반전이 남아 있다. 움츠리거나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수출은 아직 순항 중이고 금융이나 산업 전반의 건전성도 유지되고 있다.
월드컵에서도 전반전에 부진했던 팀이 후반전에 전혀 다른 전력을 보여주는 일이 자주 나타난다. 지금은 정부와 기업 모두 하반기 전략을 짜며 신발 끈을 동여매야 할 때다.
경제금융부 김승규 차장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