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648번 감을 분량 `윤선생 영어 테이프` 사라진다

스마트 교육 열풍에 34년 역사의 영어 카세트 테이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윤선생(대표 윤균)은 과거 영어학습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카세트 테이프 공급을 중단하고 스마트 학습 시스템으로 전환한다고 23일 밝혔다.

윤선생 영어 전체 테이프의 릴을 모두 이으면 약 2600만km인데, 이는 지구를 648번 감을 수 있는 길이이자, 지구에서 달까지 34번 왕복 가능한 거리다.
윤선생 영어 전체 테이프의 릴을 모두 이으면 약 2600만km인데, 이는 지구를 648번 감을 수 있는 길이이자, 지구에서 달까지 34번 왕복 가능한 거리다.

윤선생 영어 카세트 테이프는 1980년 정부의 ‘7〃30 교육개혁조치’와 함께 이른바 ‘소리교재’로 탄생됐다. 당시 과외〃학원수강 금지 조항을 포함한 교육정책으로 사교육이 전면 중단되면서 학부모들이 강의내용을 테이프에 녹음해줄 것을 제안했다. 설립자인 윤균 회장은 원어민의 발음에 ‘칠판식 강의’ 내용까지 담은 소리교재 개발에 착수했다.

34년 동안 윤선생이 제작한 카세트 테이프는 4억3000만개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3700만 명이 1인당 11.6개씩 학습한 수량이다. 전체 테이프는 총 3억6000만시간으로 날짜로 환산하면 4만1200년에 이른다. 전체 테이프 릴을 모두 이으면 약 2600만㎞다. 이는 지구를 648번 감을 수 있는 길이다. 지구에서 달까지 34번 왕복도 가능한 거리다. 카세트 테이프를 층층이 쌓은 높이는 약 520만m로 에베레스트산의 592배에 이른다.

윤선생 영어테이프 판매량은 2005년까지 연평균 19.1%의 성장률을 달성하며 우리나라 영어교육 시장을 석권했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2005년에는 테이프 판매량이 연간 2800만개를 넘어섰다. 그러나 학습기기도 진화하면서 2008년 4월부터 윤선생은 CD 제작을 시작, 테이프와 병행 보급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