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되는 천식 치료제로 소음성 난청 치료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천식 치료제를 소음성 난청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뾰족한 방법이 없었던 소음성 난청 치료에 안전성이 검증된 약물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판되는 천식 치료제로 소음성 난청 치료한다

박상면 아주대 의대 교수팀은 천식·알레르기 비염 치료제인 몬테루카스트가 소음성 난청으로 인한 청각 세포 손상을 막는 것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몬테루카스트는 15년 이상 사용된 안전한 약물로, 2011년 특허가 끝나 국내 제약업체들도 복제약을 생산하고 있다.

연구팀은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등 염증 매개 물질인 시스테인 류코트리엔 신호전달계에 주목했다. 쥐 실험에서 소음 때문에 이 신호전달계가 활성화되고 결국 청각 손상까지 유발함을 입증했다.

실험 대상에 이 신호전달계를 억제하는 몬테루카스트를 투여하자 소음에 의한 영구적 세포 손상이 현저히 줄었다. 천식 치료제가 소음성 난청 치료제로 쓰일 수 있음이 입증된 셈이다. 단기적 세포 손상에는 효과가 없었지만, 손상 자체를 막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약물이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소음성 난청은 귀마개 등으로 소음을 피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예방법이나 치료법이 없었다. 게다가 귀마개를 착용하면 의사소통이 어려워져 실제 소음이 발생하는 작업장에서는 제대로 쓰이지도 못했다. 이번 연구를 실용화하면 소음에 노출되기 직전이나 노출된 직후에 약을 복용해 청력 손상을 막을 수 있다.

박상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기간에 임상시험이 가능해 수 년 내에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전성이 검증된 약물인 만큼 임상시험 및 실용화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임상 시험에서는 소음 노출 대상과 방법을 선정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약을 복용하는 최적 시점과 기간, 안전성 등도 규명해야 한다.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으로 수행됐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23일자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