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앞으로 수익을 올리려면 무형자산의 가치를 인정하고 투자해야 합니다.”
켈빈 킹(Kelvin King) 벨루에이션컨설팅 대표는 은행과 금융권의 미래를 IP금융에서 찾았다. 기업 가치의 80%는 IP와 같은 무형재산이고 보이지 않는 상태로 묻혀 있다는 설명이다.
킹 대표는 영국 국세청 가치평가원에 근무했고 영국 정부 발간 보고서인 ‘뱅킹 온 IP(Banking on IP)’의 공동저자다. 지식재산 및 무형재산 가치평가 분야 전문가로 손꼽힌다. 영국은 최근 경제회복과 성장을 위해 중소기업 육성전략을 수립하고 지식재산과 무형자산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는 보고서를 쓰게 된 동기에 대해 “중소기업과 은행 간 가치연결고리 불일치를 지적하기 위해서”로 꼽았다. 오늘날 중소기업이 가진 자산 대부분이 IP인데 은행들이 이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해 제대로 된 금융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킹 대표는 “보고서 발간 이후 대출기관과 중소기업이 무형자산을 함께 연구하는 움직임이 보인다”며 “영국 특허청도 은행이나 대출기관으로 하여금 IP가 거래할 수 있는 자산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금융업이 발달한 영국에서 지식재산을 독립된 자산으로 인식하고자 하는 시도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킹 대표는 한국 IP금융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치평가 전문가 양성과 규제당국·시장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가치평가 전문가 양성으로 IP 가치평가의 신뢰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가치평가 과정과 거래 과정 역시 투명하게 공개해 IP도 부동산과 같이 거래 가능한 산물이라는 점을 규제당국과 시장에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이 창의산업·창조경제의 롤모델로 꼽히는 것에 대해 그는 “‘창조경제’라는 틀로 규정짓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션이나 음악, 영화 등만이 아니라 제조업, 우주공학, 생명공학 등 전통적 산업이 모두 창조산업이라는 설명이다.
킹 대표는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한류로 세계 시장에 인기를 끄는 것처럼 한국의 창의성이 과학과 기술에 적용될 때 그 파급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