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금융인 심판의 날....200여명 처벌 금감원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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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모든 시선이 26일 열리는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에 쏠렸다.

전·현직 최고경영자(CEO) 10여명을 포함 임직원 200여명이 제재심의위원회에 이름을 올려 금융권 사상 초유의 징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신한·하나·국민 4대 시중은행장까지 징계 대상에 포함되는 유례없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금융당국은 법과 원칙에 따라 제재한다고 천명했지만, 결정 이후 후폭풍을 맞을까 고심 중이다.

사안이 심각하다보니 제재심의위원회 참석자 면면도 관심거리다. 위원회는 총 9명으로 구성되며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추천 각 3명, 금감원 임원, 금융위 담당 국장, 금감원 법률자문관 등이다. 위원장은 최종구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맡는다. 사전 로비 방지를 위해 민간 위원 6명의 신분은 공개하지 않았다. 교수 3명과 변호사 2명, 금융계 인사 1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재심의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의 징계수위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도쿄지점 불법 대출, 그리고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불거진 내부 통제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임 회장과 이 행장을 엄중 문책할 예정이다. KB 측은 징계수위를 중징계에서 경징계로 낮추려고 적극 소명했지만 당국은 엄벌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KB금융은 이 외에도 보증부대출 부당이자 환급액 허위 보고,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등으로 줄잡아 100여명이 징계나 내부 문책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 결과에 따라 LIG손해보험 인수에도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KB국민·롯데·NH농협카드 3사도 징계 수위도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종 심판만 남았다. 이미 3개월 영업정지 등 기관제재를 받았지만 관련 CEO와 임직원에 대한 후속 징계가 남아 있다. 직무정지 또는 해임권고 상당의 중징계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씨티캐피탈, IBK캐피탈 등에 대한 징계도 함께 진행된다. 정보유출이라는 사회적 파장을 고려할 때 역시 중징계가 예상된다. 파이시티 사업 신탁상품 불완전판매, CJ그룹 비자금 사건과 연루된 우리은행 임직원 등도 징계 대상이다. 신한은행은 고객정보 불법조회 사건에 대한 제재가 예정돼 있었으나 최근 민원 접수로 인해 제재 시점이 다소 늦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재 안건이 너무 많고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한다면 내달 3일 2차 회의로 안건이 순연될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재심의위원회 결과는 하반기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 우리 등 4대 은행장이 나란히 징계대상에 이름을 오려 거취에 따라 경영 공백도 우려된다. 이순우 우리은행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경징계를 받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금융당국 눈 밖에 난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중징계가 확실시 된다. 금감원은 현재까지 징계 수위 감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금감원의 ‘옥상옥’ 조사 행태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짧은 소명 외에 변론할 수 있는 기회가 없고, 이번 징계의 상당부분이 구체적인 증거 없이 여론에 편승한 몰아가기 제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제재심의위원회 주요 내용>


제재심의위원회 주요 내용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