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계열사인 KTIS와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통신 공룡들의 중·저가 시장경쟁에 불이 붙었다. 국내 이동전화 전체 가입자수는 지난해 8월 기준 5415만6516명이다. 이 중 4세대(4G) 롱텀에벌루션(LTE) 가입자 수가 3000만명에 이른다. 2G·3G·4G 구분 없이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이 2637만3968명, KT 1532만3247만명, LG유플러스 1042만2798만명이고, 알뜰폰 가입자 수는 전체 약 330만명(6%)이다. 알뜰폰 업체 중에서는 CJ헬로비전이 약 65만명으로 1위(24%)이고, SK텔링크가 약 42만명(16%)으로 2위다.
SK텔레콤(자사 MVNO 제외)이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의 47%, KT가 28.2%, LG유플러스가 18.8%, CJ헬로비전이 1.44%, SK텔링크가 0.96%다. 이통사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은 편이다. 알뜰폰 가입자 90% 이상이 2G·3G를 사용하고 있어 약 3000만명에 이르는 LTE 시장은 여전히 이통 3사가 지배하는 시장 고착화가 지속돼 왔다.
그 구도를 이통사 자회사인 SK텔링크·KTIS·미디어로그가 깰 수 있을지, 오히려 이통 3사의 지배력만 높이는 결과가 될지 주목된다. 일단 정부는 자회사 3사의 알뜰폰 시장 내 점유율 상한선을 50%로 정하고 이를 넘어가면 일종의 ‘서킷브레이크’를 도입해 일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자회사 3사로서는 당장에 모회사인 이통사 가입자를 알뜰폰 쪽으로 유도하지 않으면 사활을 장담할 수 없다. SK텔링크가 이미 16%를 점유하고 있고 남은 34%를 놓고 서로 싸워야 한다. 알뜰폰 시장 파이 자체를 키우지 않으면 치킨 게임이 일어나는 형국이다. 일단 이미 1년 넘게 사업을 해 온 SK텔링크가 유리하다. SK텔링크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 성장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1~2년 내에 최대한 점유율을 끌어올려 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50% 시장에서는 KCT와 CJ헬로비전의 각축이 예상된다. 이통사 자회사가 단말기 수급 등에서 이득을 볼 수는 있지만 결합상품을 출시하는데 제약이 있고, 요금제 출시 전 정부 눈치를 봐야 하는 것과는 달리 두 회사는 자유도가 높다. 다만 부가서비스를 추가하는데 드는 설비·운영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하는 KCT는 당장 다양한 요금제나 서비스를 선보이기는 힘들다. CJ헬로비전 역시 그룹으로부터 수익 압박을 받고 있어 점유율 경쟁 위주의 전략을 펼 가능성이 크다.
이통사로서도 경우의 수가 복잡해졌다. 경쟁사 가입자 번호이동을 유도하면서 가족할인·유무선할인 등 각종 결합할인으로 락인(Rock-in)을 해야 한다. 어쩔 수없이 알뜰폰으로 가입자가 빠져나가더라도 자사망 임대 사업자로 이동하도록 해야 접속료 산정에 유리하고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 통신사도 살고 임대망 사업자도 살리는 묘안을 짜내야 한다. 신규 진입하는 알뜰폰 업체도 자사망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원가·수익배분 등에서 유리한 안을 제시해 아군 확보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