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I/O “안드로이드 제국의 IoT(사물인터넷) 선전포고”

[테크홀릭] 구글이 6월 25일(현지시간) 개발자 컨퍼런스인 구글I/O(Google I/O)를 개최했다. 행사 직전 발표된 안드로이드 웨어(Android Wear) 외에도 안드로이드 5.0 롤리팝(Lollipop), 넥서스9 등이 과연 이번에 발표될 것인지에 대해서 관심이 모아졌다.

구글I/O “안드로이드 제국의 IoT(사물인터넷) 선전포고”

행사가 시작되자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수석 부사장이 등장했다.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중계한 이번 키노트는 전 세계 85개국 100만 명 이상이 시청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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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국 런던에서 브라질, 다시 나이지리아 등 전 세계 시청 장면을 소개하면서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대수가 증가하고 있고 안드로이드 사용자 역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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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이용하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10억 명에 달한다. 안드로이드는 실제로 출하 대수 기준으로 태블릿 시장에선 62%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유튜브 검색 기기 중 42%가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라고 한다. 앱 설치 수는 전년대비 236%나 증가했고 크롬 모바일 버전을 이용한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3억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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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10억명을 겨냥한 비전 ‘안드로이드 원’=이어 안드로이드 원(Android One)을 소개했다. 안드로이드 원의 목적은 전 세계에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려는 게 바로 안드로이드 원의 목적이다. 안드로이드 원은 OEM 업체를 위한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신흥국 등을 겨냥해 저렴한 가격으로 최심 펌웨어를 이용할 수 있는 장치를 제공하게 된다. 쉽게 말하자면 장치 가격을 억제하면서도 기존 넥서스 시리즈처럼 최신 펌웨어를 제공하는 구조다. 구글이 향후 새로운 10억 명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내놓은 것이다.

구글I/O “안드로이드 제국의 IoT(사물인터넷) 선전포고”

인도 3개 제조사가 안드로이드 원을 이용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예를 들어 마이크로맥스(Micromax)가 선보일 예정인 안드로이드 원 기반 스마트폰은 듀얼SIM에 4.5인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지만 가격은 100달러 이하다.

◇ 안드로이드 차기 버전, UX 확 바꿨다=구글 플랫폼을 통일하는 새로운 디자인인 매터리얼 디자인(Material Design)도 소개했다. 매터리얼 디자인은 종이와 잉크에서 영감을 얻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이다. 알기 쉬운 UI를 추구해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도록 한다. 원활하게 작동하는 애니메이션을 UI에 도입한 것도 눈길을 끈다. 애니메이션을 많이 사용하고 응용 프로그램간 이동도 더 부드러워진다.

이어 등장한 데이브 버크 구글 이사는 안드로이드의 차기 버전인 안드로이드L(Android L)을 소개했다. 앞서 발표한 매터리얼 디자인을 채택한 것으로 새로운 애니메이션과 실시간으로 그림자를 만드는 3D뷰 등을 갖췄다. 앱 동작도 빨라졌고 알림 센터를 강화했다. 소비전력을 줄여주는 프로젝트 볼타(Project Volta)라는 모드도 곁들여 절전모드를 이용하면 배터리 사용시간을 1시간 30분까지 더 오래 가게 할 수 있다. 또 안드로이드 확장팩(Android Extension Pack)도 공개했다.

◇ 스마트시계 경쟁의 시작=이어 등장한 데이비드 싱글턴 구글 엔지니어링 총괄이 드디어 안드로이드 웨어를 소개했다. 구글은 이전에 이미 안드로이드 웨어를 발표했지만 이번 행사에선 이 플랫폼을 탑재한 기어 라이브(Gear Live), LG G워치(LG G Watch), 모토360(Moto 360) 3종이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데모 기기로 이용한 제품은 LG G워치다. 스마트폰과 동기화해서 시계에 표시할 수 있고 모든 작업은 터치로 이뤄진다. 트위터나 G메일을 보거나 페이스북 메시지, 일기예보, 만보계 등 각종 알림을 동기화해서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알림이 뜰 때마다 스마트폰을 볼 필요가 없다. 물론 인터넷 브라우징도 가능하고 이미지를 볼 수도 있다.

내부에는 음성 인식 기능인 구글 나우(Google Now)를 탑재했다. 또 스마트폰 알람을 G워치에서 설정할 수 있고 음성 인식 기능을 이용해 음악을 재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계 형태로 여러 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데모에선 항공권이나 호텔 정보, 현지 날씨 등 스마트폰으로 처리하던 작업을 G워치로 해결하는 장면을 시연했다. LG전자의 G워치와 삼성전자의 기어 라이브는 구글플레이 등을 통해 주문 접수를 시작했으며 모토로라가 발표한 모토360은 올해 여름 출시 예정이라고 한다.

◇ 안드로이드 오토, 자동차 시장을 향한 조준사격=안드로이드웨어 개발자 도구 등에 대한 소개를 한 뒤 자동차용 안드로이드 인터페이스인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 안드로이드TV(Android TV)를 잇달아 소개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결해 내비게이션이나 커뮤니케이션, 음악 플레이어 등을 차량 전용으로 특화한 형태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이다. 구글맵을 이용한 내비게이션은 물론 음악을 재생할 수도 있다. 명령 대부분은 음성으로 처리할 수 있다.

키노트에선 데모로 실제 진행했다. 기본적으론 어떤 화면을 안 봐도 이메일을 보내고 받을 수 있다. 이메일을 수신하면 음성으로 재생하고 회신 메시지를 음성으로 불러주면 텍스트를 입력하고 전송하는 식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의 SDK도 공개를 시작한다. 선공개하는 오디오와 이메일 기능 외에도 스트리밍과 인터넷 라디오 등 다양한 장르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메일용 SDK의 경우에는 안드로이드웨어와 기본적으론 똑같은 것이어서 뛰어난 음성 인식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글은 자동차용 안드로이드 플랫폼 통합을 목표로 하는 단체인 OAA(Open Automotive Alliance)에 40개 이상 자동차 메이커가 동참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미 25개사는 안드로이드 오토 탑재 차량 계약을 맺었으며 첫 번째 모델이 올해 안에 도로를 주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안드로이드TV, 게임 플랫폼도 품었다=안드로이드TV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음성 컨트롤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TV 드라마를 보다가 스마트폰에 말을 걸어 검색을 할 수도 있다. 개인별 정보나 작품을 찾는 등 인터넷 친화성을 높인 것. 스마트폰 뿐 아니라 안드로이드웨어를 이용해서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안드로이드TV는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특징도 취하고 있다. 구글플레이에서 게임을 내려 받아 바로 즐길 수 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이런 화면을 조작할 수 있다. 퀄컴과 엔비디아, 미디어텍, 인텔 등 프로세서 제조사도 안드로이드TV에 참여할 예정. 소니의 경우 2015년 출시할 스마트TV는 모두 안드로이드TV를 지원하게 될 예정이라고 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TV를 올 가을 선보인다.

구글 측은 이어 크롬캐스트(Chrome Cast)에 대해 언급하면서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유사 제품 중 최고 매출 실적을 나타내고 있으며 새로운 주변기기와의 연동을 강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다른 기기와 크롬캐스트를 연동시키려면 같은 와이파이 네트워크상에 있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클라우드를 통해 동영상 등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는 것. 또 백드롭(BackDpot)이라고 불리는 이미지 공유 기능을 추가했다. 하루 평균 19시간은 사용하지 않고 그냥 잠자고 있는 TV 화면에 풍경을 비춰줄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TV 화면을 캔버스로 활용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화면 공유 기능도 강화했다. 미러링 기능은 HTC 원 M7이나 LG전자 G2(Pro), 넥서스4, 5, 7 외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과 갤럭시S4(5) 등이 지원하고 있지만 앞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 안드로이드 제국을 향한 선전포고=이어 크롬북 소개 후 구글플레이 프로덕트 매니저인 엘리 파워스가 등장해 건강관리 플랫폼인 구글 핏(Google Fit)을 발표했다. 여러 응용 프로그램이나 장치를 통해 정보를 집계할 수 있는 건강관리 서비스다.

구글 핏은 다양한 앱과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에서 건강 데이터를 집계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구글 핏과 파트너 계약을 맺은 기업은 아디다스와 에이수스, HTC, 모토로라, 나이키 등이다.

구글의 욕심만큼이나 길었던 행사가 끝났다. 구글은 기존 스마트폰은 물론 웨어러블과 자동차, TV 등 자사의 영향력을 사물인터넷으로 확대하려는 전략을 내보였다.

이번 행사에서 크게 발표한 내용 외에도 주목할 만한 몇 가지 포인트를 보면 안드로이드L의 경우 응용 프로그램과 브라우저 크롬에서 연 탭을 일체화하는 식으로 웹과 앱 콘텐츠의 원활한 멀티태스킹을 추구했다는 것, 모바일 단말기에서 구글 검색어 결과를 시각적으로 크게 바꾼다는 점, 프로젝트 볼타 등을 통해 배터리 최적화 프로젝트를 진행해 개발자 입장에선 배터리 소모 원인을 찾을 수 있는 등 다양한 통계 정보를 제공하고 배터리 세이버(Battery Saver)로 배터리 수명을 90분까지 늘렸다는 것이다.

또 안드로이드L은 킬스위치(kill switch)라고 불리는 기능도 탑재했다. 사용자가 원격으로 단말기 데이터를 지울 수 있게 한 것. iOS7은 비슷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이 기능 지원 덕에 아이폰과 아이패드 도난 건수가 감소했다고 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일부 안드로이드 앱은 크롬북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실제 데모를 통해 에버노트와 바인을 크롬북에서 작동하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다. 구글은 또 구글드라이브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관련 파일을 편집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드라이브는 또 저장용량을 무제한 제공하는 구글드라이브 포 워크(Google Drive for Work)도 시작한다.

한편 구글은 행사장에서 참가자에게 골판지로 만든 가상현실 헤드셋인 프로젝트 카드보드(Project Cardboard)를 배포하기도 했다. 제작에 필요한 소재나 형식, 응용 프로그램 등은 무료로 공개해 누구나 DIY로 VR 헤드셋을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구글I/O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 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