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전 장기화...정유사 대체수입 여력 충분

이라크 내전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지만 국내 정유사는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라크 원유 공급이 줄어듦에 따라 발생하는 국제유가 상승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라크 내전 장기화에 따른 국내 원유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장기계약보다 스폿 물량 중심으로 도입하고 있어 얼마든지 다른 수입선으로 대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라크산 원유가 다른 곳보다 배럴당 1.5~2달러 저렴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손실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이라크산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한 GS칼텍스는 아랍에미레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영국,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14개국에서 원유를 도입하고 있다. GS칼텍스가 아랍에미레이트에 이어 이라크에서 원유를 많이 수입하는 것은 경제성, 즉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이라크산 원유 도입량이 많은 것은 가격조건이 좋기 때문이지 꼭 이라크에서 수입해야 하는 물량이 정해진 것은 없다”며 “이라크뿐 아니라 원유 수입국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수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 산유국에서 일단 대체 수입하고 장기적으로는 남미, 아프리카 등 수입처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이라크 원유 비중이 5% 미만이고 대부분 스폿 거래 형태로 이뤄져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라크 내전 장기화가 당장 원유 수급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산유국인 중동 불안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제유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이번 이라크 내전사태로 원유수급 문제보다 석유·화학제품 역마진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단기간에 국제유가가 급등할 경우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원가상승 요인을 따라가지 못해 오히려 마진이 줄어드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