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김규철 초대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장

“게임물 등급 심의가 민간 자율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습니다. 민간이 주도하는 자율심의기구라는 취지에 맞게 게임산업 발전의 공정한 토대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이사람]김규철 초대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장

김규철 초대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장(영산대 부총장)은 위원장 선출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마디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지난달 23일 출범한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이하 게등위)는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게임 등급분류 민간심의기구다. 그는 이날 7명 위원의 만장일치로 초대 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어깨가 무겁다는 김 위원장의 말처럼 게등위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고 출발했다.

그는 “게등위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게임시장 환경을 반영해 규제로서의 등급 분류가 아닌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게임 개발과 유통이라는 취지를 살려야 하지만, 게임물 등급에 관한 업계의 기대와 사회적 규제를 요구하는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주장을 절충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ICT업계를 중심으로 산·학·관 업무를 두루 섭렵한 베테랑이다. 관련 인맥 또한 탄탄하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을 6년간 이끌었고, 각종 기관의 위원으로 자문과 조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출범 초기 게등위에는 외압 또는 일방적 주장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 나갈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물이 필요했다. 김규철 부총장이 초대 게등위 위원장으로 추대된 배경이다.

그는 “솔직히 나이도 있고 해서 이제는 앞장서는 역할은 피하고 싶었다”며 “부산시 등 여러 기관의 요청에, 또 게임업계의 수락 요청을 받고는 지역 게임업계 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수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게등위는 정부 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5년 위탁을 받아 청소년 이용가 게임의 등급심사 업무를 맡는다. 지난 20일에 첫 등급분류 심사를 진행했다. 게등위는 일단 기존 심의 수수료 체계와 등급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 조직 운영의 안정화를 꾀하고, 업계 현안인 심의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적시에 게임이 서비스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매년 나오는 등급 분류 물량을 고려할 때 쉽지는 않겠지만 첫 심사를 해보니 위원회 활동에 따라 심의 기간을 어느 정도까지는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의 활동과 결과물은 또 다른 문화콘텐츠의 자율적 심의 전환에 있어 밑거름이 될 것이기에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심의 활동에 초점을 맞춰 향후 독립적이고 신뢰받는 기구로 안착시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