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50주년, 신사업 키워 2020년 매출 50조 목표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오일뱅크가 비정유 부문 신사업 확대로 불황을 극복하고 2020년 매출 5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오일뱅크는 30일 전·현직 임직원, 협력사 대표, 지역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 대산공장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 겸 ‘비전 2020’ 선포식을 열었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과 김태경 노조위원장(왼쪽 세번째부터) 등 전현직 임직원들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정주영 창업자 어록비 제막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과 김태경 노조위원장(왼쪽 세번째부터) 등 전현직 임직원들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정주영 창업자 어록비 제막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100년을 향한 희망과 나눔’을 모토로 정하고, 기존 윤활기유와 유류저장 사업, 롯데케미칼과의 혼합자일렌(MX)합작사업 외에 프로필렌 유도체, 카본블랙 사업, 해외 에너지사업 투자 등 새로운 신사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50년간 회사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정유사업을 탈피해 글로벌 종합에너지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회사가 탈정유 전략을 세운 이유는 최근 국내외 석유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해 더이상 석유제품 생산·판매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셰일가스 붐, 중국과 중동의 대규모 정유·화학설비 신증설, 해외기업과 경쟁 등으로 정유업계가 장기 불황에 직면함에 따라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복안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신사업 추진을 바탕으로 오는 2020년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2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매출액에서 석유정제가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93%에서 60%까지 낮춰 국내 정유사중 사업다각화에 가장 성공한 회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0년 현대중공업 인수 이후 쉘과 합작으로 윤활기유 사업에 진출했으며, 울산신항에 탱크터미널을 완공해 유류저장사업에도 진출했다. 롯데케미칼과 1조원 규모 MX 합작사업을 위해 현대케미칼을 설립해 공장건설을 위한 기본 설계를 시작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프로필렌 유도체, 카본블랙 등 추가 신사업 추진을 위해 국내외 제철 회사와 석유화학 회사 합작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해외 투자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성장 잠재력이 큰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현지 정유·석유화학 공장 신규 건설과 투자 방안을 모색한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경쟁력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라며 “훌륭한 인재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더욱 단합하고 노력한다면 반드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날 기념식에서 반세기 역사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각오로 다가올 100년을 맞이하자는 의미에서 대산공장 입구에 창업자 고정주영 명예회장 어록비를 세웠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