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지분 매각, SK C&C와 홍하이 새로운 전략적 관계로 주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C&C 지분을 훙하이그룹에 매각하면서 새롭게 전개될 SK C&C와 홍하이그룹의 관계에 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SK C&C는 이번 지분 매각을 계기로 폭스콘을 비롯한 대만 훙하이그룹의 제조 정보화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폭스콘의 공장 자동화 시스템 구축이 핵심이다. SK C&C는 앞서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을 이용해 다양한 제조 자동화 시스템 구축·운영한 경험을 갖고 있다.

폭스콘 등은 최근 몇 년간 갑작스러운 제조 설비 증설로 적절한 정보화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더욱이 최근 인수한 기업과의 시스템 연계 등도 미흡한 현실이다. SK C&C는 향후 훙하이그룹의 정보화 사업 수행과 IT 아웃소싱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전자정부 사업에 한정된 해외 정보화 시장 진출도 모색한다. 훙하이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정보화 시장을 진출한 뒤 향후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식도 모색할 수 있다.

SK C&C 관계자는 “SK그룹은 해외의 유수 기업과 파트너 관계로 협력을 추진, 해외 진출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며 “훙하이그룹과 협력도 그러한 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SK C&C가 적극 추진하는 해외 모바일 지불결제 솔루션 공급 협력도 검토한다.

홍하이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폭스콘은 1974년 전자제품 주문자상표부착(OEM) 생산을 위해 설립됐다.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과 태블릿PC인 ‘아이패드’를 OEM 생산하면서 급성장했다.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번 SK C&C 주식 매입도 ICT 분야 진출 일환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훙하이그룹은 이번 지분인수를 SK C&C와 파트너 관계를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밝혔다. 지난달 대만 통신사인 아시아퍼시픽텔레콤 지분을 인수해 SK C&C와 모바일 지불결제 분야 협력도 가능하다.

이번 최 회장의 4.9% 지분 매각은 SK C&C의 지배구조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보유 지분은 33.1%로 줄었지만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보유한 10.5%를 비롯해 특별관계자가 43.63%를 확보하고 있다. 자기주식 비율도 12%에 해당돼 경영권에는 큰 영향이 없다. SK C&C 주가는 16만6000원으로 시작해 등락을 거듭하다 전일 주가와 동일한 16만6000원으로 마감됐다. 고가는 17만5000원, 저가는 15만8000원으로 거래주식량은 41만715주다.

<SK C&C 최대주주와 특별관계자 보유지분 현황 / 자료:전자공시시스템>


SK C&C 최대주주와 특별관계자 보유지분 현황 /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