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이 3파전으로 재편됐다. 삼성전자 등 단말기 제조사가 지난해부터 액세서리 사업부를 신설하고 사업을 본격화한 데 이어 최근 이동통신사도 속속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기존 스마트폰 액세서리 업계는 웨어러블 기기나 스마트폰 주변 액세서리로 사업영역을 넓히며 맞대응에 나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액세서리 업체 애니모드 모회사인 영보엔지니어링은 최근 스마트밴드 등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진출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주변 아이디어 상품을 발굴할 계획이다. 자회사인 애니모드 역시 스마트폰 커버케이스·이어폰 외에 사물인터넷(IoT) 관련 제품군개발과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4일 아이리버를 인수한 데 이어 피코프로젝터 업체 이노아이오에 2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심(USIM) 이동제 등으로 단말기 유통 주도권이 점점 약화되는 것을 특화된 주변기기로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이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외에 다양한 IoT 기기를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단말기 수급 문제로 제조업체와 갈등을 빚은 경험도 있어 독자 제조 기술과 다양한 기기 생산능력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KT는 ‘키봇’ ‘홈패드’ 등을 이미 몇 년 전부터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제조하면서 스마트 주변기기 시장을 확대해왔다. 조직도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공동 조달하도록 통합해 시너지 전략을 짜왔다.
가장 발 빠르게 나선 건 단말기 제조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순 액세서리사업부를 신설하고 올해 매출액 약 2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직까지 스마트폰에 비해 규모가 적지만 향후 100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 역시 올해 초 액세서리사업부를 신설하고 MC본부로 편입시켜 스마트폰 주변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선행개발부서에서 개발하는 스마트기기와 액세서리를 함께 개발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대기업 단말기 제조사, 이동통신사, 중소업체간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다양한 기기가 출현할 전망이다. 스마트와치, 밴드, 로봇 등은 대기업과 이동통신업체 위주로, 소량 다품종 품목은 중소기업 위주 시장으로 일단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 침체 이후 주변기기·액세서리 시장이 돌파구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