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영화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 기억이 한 번쯤 있을 것 같다. 가장 빈번한 다툼은 ‘저런 걸 왜 보느냐’고 말하는 여자와 ‘자동차 변신 로봇의 로망을 아느냐’고 맞서는 남자 사이에서 일어날 거다. 교집합이 없는 이런 다툼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할 때 야릇한 흥분상태에 빠져 어렸을 적 갖고 싶었던 3대 고가(高價) 장난감 가운데 하나가 변신 로봇이었다는 것을 남몰래 기억해내는 것 자체가 몹시 즐거운 일임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런 영화는 한낱 어린 아이들의 장난처럼 생각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올여름 국내 극장가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했던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다. 참으로 많은 팬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재미가 없다. 영화평에 달린 댓글로 미루어 보건데 영화를 본 사람의 대부분이 재미없다고 평가했고, 그 가운데는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것 같다. 이번에야말로 ‘이런 걸 왜 돈 주고 봐야 하느냐’는 비판에 할 말이 없게 됐다. 그저 ‘미안하다’고 빌 수밖에 없다. 아무리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게 좋다지만, 이렇게 재미없게 만들어서야 몇 시간씩이나 보고 있을 이유가 없다. 자, 그럼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받기 위해 이번 주말엔 아예 자동차를 보러 가면 어떨까. 마침 다양한 행사가 준비됐다.

◇닛산 ‘올라운드 플레이어즈’ 시승 이벤트
한국닛산(대표 다케히코 기쿠치)은 주말마다 전국 닛산 전시장에서 ‘닛산 올라운드 플레이어즈’ 시승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창원 전시장(5일), 부산 전시장(6일), 대전 전시장(12일), 안양 전시장(13일)에서 순차적으로 이벤트가 열린다. 월드컵 기간에 맞춰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기획한 행사지만 사상 초유의 ‘엿 투척’ 사건이 일어날 정도로 처참한 성적표를 들고 대표팀이 귀국한 마당에 그런 것은 모두 잊고 자동차에만 집중해도 좋겠다.
전시장에는 응원 소품 및 도구를 이용해 뜨거운 응원 열기를 담아낼 수 있는 ‘익사이팅 포토 존’과 함께 열띤 응원에 지친 심신의 피로를 날려줄 ‘마사지 존’이 준비된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키넥트 스크린 게임 존’, 어린이 축구장 형태의 ‘키즈 존’도 마련된다. 물론 알티마, 패스파인더, 쥬크 등 닛산의 대표 모델을 한 자리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차를 꾸며 보자 ‘서울오토살롱’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12회 서울오토살롱이 열린다. 국내 최대 자동차 애프터마켓 및 튜닝 전시회인 서울오토살롱은 튜닝부품과 카 액세서리, 블랙박스, 카오디오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차를 꾸미는데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이보다 더 좋은 주말 나들이 장소가 또 있을까. 6일까지 온라인 사전 예매를 하면 성인은 8000원, 학생은 6000원에 입장권을 살 수 있다. 현장판매보다 2000원 싼 가격이다.

◇BMW, 재규어 등 평소 보기 힘들었던 차를 구경해보자
이 차들은 정말 보기 힘들다. BMW는 고객 대상 행사고, 재규어는 평일에 열리는 행사기 때문이다. BMW는 주말에 정말 많은 행사를 연다. 포토 콘테스트만 해도 19일 바바리안 모터스, 8월 16일 동성 모터스 등이 딜러 행사를 진행한다. 26일부터 31일까지는 부산 해운대에서 요트 라운지도 연다. 평일이긴 하지만 여유가 되는 사람들은 10일부터 11일까지 강원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리는 ‘2014 재규어 레이스 아카데미 라이브’를 찾는 것도 좋다. F타입과 XK, XJ, XF 등 재규어 전 라인업을 시승해볼 수 있다. 참가비는 30만원.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