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 리포트]2014년 상반기를 달군 스마트폰 4종

2014년 상반기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는 전략 모델을 1종 이상 시장에 내놓았다. 여기에 소니도 오랜만에 가세해 4파전 구도를 형성했다. 여전히 이들의 싸움은 진행 중이며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는 어떤 제품을 선택할지 저울질하고 있다. 물론 전략 모델만 판매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제품을 먼저 고려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70만~8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기기를 무턱대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떤 제품이 좋을지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7인의 전문기자와 함께 4종의 스마트폰을 평가해봤다.

김태우 이버즈 기자 tk@ebuzz.co.kr

◇삼성전자 ‘갤럭시S5’

갤럭시S 시리즈는 명실상부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올해는 갤럭시S5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다섯 번째 모델이다. 매년 하나씩 나왔으니 벌써 5년째 이어진 제품이다.

갤럭시S 시리즈가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갤럭시S3 때부터다. 전작과 확연히 달라진 특유의 유선형 디자인과 쿼드코어 두뇌를 달고 세계를 비상했다. 갤럭시S5는 이때의 디자인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제품이다. 3년째 디자인을 우려먹은 탓인지 이젠 다소 식상하다. 외형과 소재 등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전략 제품답게 기능에는 제법 신경을 썼다. 홈 버튼에는 지문인식을 넣었고 IP67의 방진·방수도 지원한다. 뒷면에는 심박을 측정할 수 있는 전용 센서가 들어갔으며 1600만 화소 카메라도 달았다. 성능 또한 부족함이 없다. 한마디로 기본기가 탄탄한 제품이다.

최근 하드웨어를 상향 조정한 갤럭시S5 광대역 LTE-A 모델을 추가로 선보이기도 했다. 성능에서 크게 차이는 나지 않지만 최고 다운로드 225Mbps 속도의 더 빠른 LTE-A를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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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G3’

2013년 LG전자는 G2를 앞세워 G브랜드를 성공리에 시장에 안착시킨다. 딱히 내세울 만한 브랜드가 없었던 LG전자 입장에서 G2는 그만큼 공을 들인 제품이다. 그리고 올해 이 제품의 후속작을 선보인다. G3다. LG전자가 총력을 기울여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해상도가 2560×1440인 QHD를 썼다. 화질을 중시하는 LG답게 G3에서도 화질에서 한발 앞서 나가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높은 해상도를 GPU가 다소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미묘한 버벅거림이 느껴진다.

후면 카메라는 발군의 성능을 지녔다. 1300만 화소로 OIS+를 적용했다. 결과물을 보고 있노라면 흔히 똑딱이라 부르는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대신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접사 능력도 수준급이며 OIS+ 덕에 야간 촬영도 제법 선명하다.

디자인은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인데 앞면에 큰 불만은 없다. 다만 뒷면은 다소 촌스럽다. 버튼은 여전히 뒷면에 자리잡고 있다. LG전자가 뒷면으로 버튼을 옮긴 지 제법 되었는데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컨슈머 리포트]2014년 상반기를 달군 스마트폰 4종

◇팬택 ‘베가 아이언2’

지난해 팬택은 국내 제조사 중 처음으로 스마트폰 테두리에 이음새가 없는 하나의 메탈로 만든 모델을 내놓는다. 바로 베가 아이언이다. 금속 재질을 스마트폰에 적용하면 전파 수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를 도입하기는 쉽지 않은 부분이다. 삼성, LG 누구도 못하고 있는 메탈 재질을 팬택이 도입한 것이다. 올해는 그 후속작인 베가 아이언2로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일단 제품을 처음 손에 쥐어보니 완성도 측면에서 상당히 놀랐다. 군더더기 없는 외형에 깔끔한 마감처리는 기존의 팬택 제품과 그 격을 달리한다. 테두리의 메탈은 얇은 산화 피막을 입혀 녹이 생기는 것을 방지했으며 색상 또한 여섯 가지를 만들어 냈다. 외형만으로 삼성과 LG의 전략 제품보다 한 수 위라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다.

그동안 IPS를 주로 써오던 디스플레이 패널은 풀HD 슈퍼 AM OLED를 도입했다. 삼성의 팬택 투자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에는 광학식 손떨림 방지 기능인 와이드 OIS가 적용됐으며 3220㎃h의 대용량 배터리를 110분에 충전할 수 있는 고속 충전 기술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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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엑스페리아Z2’

소니는 2011년 스마트폰을 출시한 이후 국내에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2014년 1월 엑스페리아Z1을 자급제로 내놓으면서 다시금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그리고 5월 엑스페리아Z2로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국내에는 엑스페리아Z2 또한 자급제폰으로 나왔다. SK텔레콤과 KT에서 쓸 수 있다. 이통사 지원이 없는 탓에 단말기 할인을 받을 수 없다. 출고가가 타사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판매에는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미를 잘 살린 외형과 방진·방수 기능이다. 디자인은 엑스페리아 시리즈 때부터 도입한 옴니밸런스를 쓰고 있다. 무척 좋은 디자인이긴 하지만 엑스페리아Z부터 접하다 보니 다소 식상한 느낌도 없지 않다. 방진·방수는 갤럭시S5가 이번에 처음 도입했지만 소니는 꽤 일찌감치 적용했다. 수심 1.5m 이내의 담수에서 30분 동안 버틴다. 카메라는 2000만 화소로 4K 영상 촬영을 할 수 있으며 동영상 촬영 시 흔들림을 억제하는 스테디 샷 기능이 제공된다.

가장 반가운 부분은 드디어 IPS 패널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엑스페리아 시리즈의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는데 IPS는 이번이 처음이다.

[컨슈머 리포트]2014년 상반기를 달군 스마트폰 4종

◇IT 전문지 기자 7인에게 물었다

IT 전문지에서 모바일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 7인에게 4종의 단말기 평가를 부탁했다. 디자인, 카메라, 사용자 경험, 디스플레이, 퍼포먼스, 기능 총 여섯 가지 항목에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겼다.

[컨슈머 리포트]2014년 상반기를 달군 스마트폰 4종

디자인 항목은 베가 아이언2가 평점 8.3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갤럭시S5는 최저 4점이 나올 만큼 평가가 박했다. 모 기자는 “갤럭시S5는 삼성전자의 전략 프리미엄폰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전략적이지 않은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고 평했다.

카메라와 디스플레이에서는 G3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LG전자가 스마트폰을 만들면서 가장 공을 많이 들이는 부분이 이 두 가지인데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다. G3는 QHD 해상도를 쓰지만 높은 해상도보다는 IPS의 힘이 크다. AM O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화질에서는 IPS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사용자 경험은 국내 제조사 모두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 그에 비해 소니 엑스페리아Z2는 자주 다뤄본 제품이 아닌 탓인지 어렵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4종 모두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801을 쓴다. 여기에 각 제조사 모두 안드로이드를 몇 년째 다뤄본 경험까지 지니고 있는 탓에 퍼포먼스는 큰 차이가 없다고 기자들은 평가했다.

기능에서는 기자들의 생각이 다소 갈렸다. 심박동 센서, 방수, 지문 인식 등 다양한 기능을 넣은 갤럭시S5에 높은 점수를 주는 이가 있는 반면에 기능을 최대한 뺀 G3나 엑스페리아Z2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이도 있었다.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낸 듯싶다.


◇종합 순위

[컨슈머 리포트]2014년 상반기를 달군 스마트폰 4종

각 항목당 10점 만점, 6개 항목, 기자 평가단 7인의 스마트폰 4종 평가 결과는 다음과 같다. 1위는 326점을 받은 G3가 차지했다. 요즘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모델인데 국내 기자들 눈에도 좋게 비친 듯싶다. 눈에 띄는 부분은 갤럭시S5다. 점수 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 4위를 차지했다. 갤럭시S 시리즈는 명색이 스마트폰 대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름값을 하지 못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