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직접 에너지 제로 캠퍼스 만들기에 도전한다. 교직원이 아닌 대학생이 중심이 돼 학교 환경 개선에 나선 성공사례로 화제를 모았다.
건국대 환경공학과와 전기공학과 학생 19명으로 구성된 ‘캠퍼스 에너지 세이버(Campus Energy Saver, 이하 CES)’팀은 올해 서울시 에너지 절약실천사업의 일환으로 교내 에너지 절약 사업을 펼치고 있다. 첫 번째 사업으로 지난 5월에는 교내에서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화장실 12곳을 선정, 재실감지센서를 설치했다. 인체를 감지하는 재실감지센서를 활용해 아무도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을 때 조명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경영대학 1층에 위치한 전산실 PC 24대에 대기전력 차단장치(SPCAC)가 내장돼 대기전력을 100% 차단할 수 있는 ‘체크 탭’과 절전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 컴퓨터의 실제 사용여부를 절전 소프트웨어를 통해 확인하고, PC와 연결된 대기전력 차단 멀티탭을 통해 전력을 차단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플러그를 뽑은 것과 같은 대기전력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서울시의 에너지절약 실천지원 사업에 선정된 단체는 총 49개로, 이 중 대학교는 건국대를 포함해 5곳이다. 건국대는 교직원이 주축이 된 곳과 달리 이공계 학생이 주축이 돼 2년째 사업을 펼치고 있다.
건국대 CES팀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지난 3월부터 매주 화요일 회의를 열었다. 또 교내 시설팀, 관제팀과 협의해 학교 차원의 사업과 연계해 순차적으로 절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건국대 CES팀은 이번 에너지 절약형 화장실 설치 이후 기존과 비교해 연간 약 2만7000㎾의 전기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온실가스 감축량으로 산출했을 때 약 12톤에 이른다. 또 전산실 대기전력 차단을 통해서는 1000㎾의 전기를, 온실가스로는 500kg 정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CES팀의 지도교수인 선우영 건국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앞장서서 캠퍼스 에너지 절약에 나선 것 자체가 훌륭한 일”이라며 “학생의 입장에서 기획한 사업인 만큼 ‘절약은 불편하다’라는 잘못된 인식을 고쳐나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S팀장을 맡은 이상환 학생은 “지자체 사업이기 때문에 세금계산서 발행이나 회계부문에서 각종 증빙자료를 법인이 아닌 학생 신분으로 준비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환경공학이 전공인데, 교내 전기절약 사업을 진행하면서 온실가스 절감의 중요성은 물론이고 전공에 대한 관심과 애교심을 키울 수 있는 의미 있는 활동이 됐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