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만 색채를 펜 하나에 담다"

[이버즈] 1,600만 개에 이르는 색연필을 직접 들고 다닌다고 생각해보자. 갑자기 웬 뚱딴지같은 이야기냐고? 스크리블(Scribble)이라는 놀라운 제품에 대해 소개하기 위해서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색상 표현에 대한 고민을 달고 살기 마련이다. 일상에서 활용하고 싶은 색상을 찾았는데, 아무리 화방을 뒤져도 이와 유사한 채색도구는 발견할 수 없고 있는 재료를 배합해 봐도 답이 나오지 않을 때가 특히 그렇다.

스크리블(Scribble)은 간단히 말해 포토샵 ‘스포이드 툴’을 펜 안에 담은 것이다. 마음에 드는 색상이 눈앞에 보이면 그 즉시 채집해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먹으려 꺼내든 오렌지의 주황색이 예뻐보인다면 펜을 직접 가져다대기만 하면 된다. 조금 뒤 마법을 부리듯 원하는 색상을 그대로 재현한다. 일반 색연필을 쓸 때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

"1,600만 색채를 펜 하나에 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펜 안쪽에 내장된 16비트 RGB 컬러 센서가 비밀의 키다. 일단 센서가 색상을 읽어낸 뒤 프린터처럼 내부에 있는 잉크 카트리지가 색상을 조합, 스캔한 색을 그대로 표현한다. 리필이 가능한 5가지 색상의 잉크 카트리지는 무려 1,600만 색채 이상을 표현할 수 있다.

스캔한 색을 두고두고 쓰고 싶다면 USB에 색상을 저장해놨다가 전용 소프트웨어로 올리면 된다. 이렇게 모은 색상은 태그 검색이 가능한 다양한 색상 모델로 변환돼 활용이 편리하다. 제품은 아이폰 OS와 안드로이드 모두 지원하며 직접 스캔한 모든 색상을 모바일 장치에 손쉽게 동기화할 수 있다.

제품의 종류는 스케치북에 사용하는 ‘스크리블 잉크(Scribble ink)’와 스마트기기에서 사용하는 ‘스크리블 스타일러스(Scribble Stylus)’ 크게 두 가지다.

‘스크리블 잉크(Scribble ink)’는 말 그대로 진짜 종이에 채집한 색으로 그림이나 글을 쓸 수 있다.

‘스크리블 스타일러스(Scribble Stylus)’의 경우 블루투스로 펜과 스마트기기를 연결하면 스캔한 색을 일러스트 앱에서 활용할 수 있다. 내부에는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 ARM 9 프로세서 등을 갖췄다. 충전이나 컴퓨터 연결을 할 때에는 마이크로 USB를 이용하면 된다. 최대 크기는 162×15mm, 무게는 스크리블 잉크 기준으로 39g이다. 내부 저장공간은 1GB다.

가격은 스크리블 잉크의 경우 149.95달러, 스크리블 스타일러스는 79.95달러다. 개발사는 오는 7월 7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를 통해 투자금 모금을 할 예정으로 배송은 전 세계 모두 가능하다.

황민교 기자 min.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