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을 진행중인 팬택 채권단이 4일 이동통신 3사의 1800억원 채권 출자전환을 조건으로 지원 방안을 가결했다. 이통사에는 8일까지 답변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보내는 한편 참여를 설득하기로 했다.
이통사가 채권단 요구대로 출자전환하면 채권단은 3000억원 출자전환, 원리금 상환 유예, 이자 감면 등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실행한다.
8일까지 이통사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워크아웃이 중단되고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채권단은 지난달 4일 채권상환 유예기간을 1개월 연장해 4일 결정을 내리기로 한 바 있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르면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는 채권 행사 유예기간을 1회, 1개월 범에서 연장할 수 있다. 더 이상 상환 유예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통사들은 여전히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팬택의 회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어 출자전환을 하는데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채권단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경우 팬택은 3개월 정도 시간을 가지고 합당 여부를 심사 받는다. 법원이 법정관리를 기각하면 파산절차를 밟거나 항고·재항고를 해야 한다. 법정관리가 시작되면 일정금액 이상 지출시 법원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채권자에 대한 변제가 사실상 중지된다. 그동안 채권단은 구조조정 등 자구책 마련, 매각, 청산 등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회사정리계획안을 짠다.
지난달 채권단이 단행했던 실사에 따르면 팬택의 계속기업가치는 3824억원, 청산가치는 1895억원이 나왔다. 팬택을 살리는 게 낫다는 평가다. 하지만 금융사들은 이통사 출자전환 조건을 걸어 부담을 나눠 갖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실사 결과와 달리 팬택의 회생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통사들은 그 부담을 지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누적) 50만대 이상 판매되는 등 사업은 순항 중”이라며 “회생 가능한 사업 구조를 이미 구축했다”며 이통사의 전향적인 판단을 기대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